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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금조(碧眼金雕) 2-5

碧眼金雕 2004. 10. 13. 16:59 Posted by 비천호리

석지중은 호기(豪氣)가 솟아 크게 말했다.
"석지중이 죽지 않는다면 장래 곤륜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자기 몸에 입은 중상에 생각이 미치자 조용히 말했다.
"아! 다만 제 체내의 폐부가가 이미 부서져 살 수가 없습니다."
영목대사가 대갈일성, 삼장(三杖)을 쳐내며 말했다.
"시주, 조금만 버티면 폐파(弊派)의 장문인께서 도착할 것이오."
"아!"
말하는 중에 그의 미간에 또 일검을 맞고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창송자가 검결(劍訣)을 끌며 장검을 찌르자 "팍" 소리를 내며 영목대사의 어깨에 박혔다.
영목대사가 무거운 신음을 흘리며 선혈을 한 입 토하더니 선장을 휘두르자 창송자 수중의 장검이 두 토막이 나서 땅에 떨어졌다.

 

바로 이때 멀리서 긴 휘파람 소리가 들리며 세 인영(人影)이 날 듯이 달려왔다.
그 세 사람의 인영이 아직 도착하기 전에 맑은 휘파람 소리가 십장(十丈) 밖에서 울리며 공중에서 검은 그림자가 용이 날아 오르는 기세로 날아왔다.
인영은 다섯 번 크게 호(弧)를 그리며 쏘아진 화살처럼 면전(面前)에 도착했다.
영목대사가 얼핏 보고는 기뻐 "사숙님!"하고 부르짖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의 힘이 다해 이미 제대로 서있지 못하고 쓰러지는데 마침 석지중의 몸 위로 포개졌다.
나타난 사람의 이런 기세에 놀라 공동삼자의 동작이 약간 늦어졌는데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며 장영(掌影)이 빽빽하게 솟아올랐다.
그들이 아직 변초(變招) 하기도 전에 벌써 손목이 울리며 장검이 손에서 빠져나갔다.
긴 눈썹이 뺨까지 늘어진 희끗희끗한 수염의 노화상이 손에 두 자루 장검을 들고 서릿발 같은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노화상이 눈빛이 엄한 눈빛으로 쌀쌀하게 코웃음을 치며 두 손에 힘을 쓰지 않은 것 같은데 두 자루 장검이 몇 조각으로 토막나 땅에 떨어졌다.
그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곤륜제자와 공동파가 무슨 원한이 있느냐? 세 사람이 하나를 공격하여 상처를 내다니, 흥! 너희들 장문인 옥허진인(玉虛眞人)이 이렇게 가르치더냐?"
비운자가 우물거리며 말했다.
"대사께서는..."
노화상이 말했다.
"노납(老衲)은 담월(曇月)이다"

 

공동삼자가 자기들도 모르게 찬 기운을 한 모금 들여 마셨다.
당연히 그들은 곤륜의 담월대사는 곤륜파에서 장문인을 제외하고는 첫 번째 고수인데다 악을 원수처럼 미워하여 옛날 청해(靑海)에 있을 때 혼자서 청해십흉(靑海十凶)을 몰살하고 시달목분지(柴達木盆地)에서 횡포한 짓을 일삼던 마적떼 70여명을 하룻밤 사이에 모조리 없애버려 서북(西北) 지역 전체를 놀라게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이 듣기에 그일 이후 담월은 장문인에게 면벽십년(面壁十年)의 명령을 받았고, 그 십년이 아직 다 차지 않았는데 어찌하여 하산하게 되었는지 알지 못하였다.
그들이 놀라고 의아해하고 있는 그때 중년승인 세 사람이 면전에 도착하여 담월을 향해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조아렸다.
담월이 소리쳤다.
"영수(靈水), 영경(靈鏡)! 너희 사제를 부축해라"
두 화상이 대답하며 영목대사를 일으켜 세우자 석지중이 신음하며 일어나 앉았다.
담월대사가 석지중의 몸을 보더니 저절로 심장이 뛰며 놀라 소리쳤다.
"칠성조원(七星朝元)! 과연 그 사람이 여기에 있었구나!"
그가 허리를 숙이며 합장했다.
"아미타불(阿彌陀佛), 몸은 괜찮으시오? 공자!"
석지중이 머리를 끄덕였다.
"영목대사님은 어떻습니까?"
담월대사가 말했다.
"그는 괜찮소. 죽지는 않을 겁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소이다"
그가 곁눈질로 공동삼자를 보며 노해 말했다.
"너희들이 그에게 상처를 입혔느냐?"

 

공동삼자는 석지중이 도대체 어떤 내력이 있는 인물이어서 곤륜의 두 번째 고수인 담월이 이처럼 공손하게 대하는지 알지 못해서 저도 모르게 서로 얼굴을 쳐다봤다.
담월대사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너희들은 갈갈이 찢어 죽여야 마땅하다. 허허! 오늘 다시 살계(殺戒)를 열어야 할 것 같구나."
공동삼자의 얼굴에 공포의 기색이 솟아나며 얼굴이 흙색으로 변하여 한 걸음 물러났다.
석지중이 일어서며 말했다.
"대사님! 지금 대사님께서 그들을 죽일 필요 없습니다. 저는 장래 그들 공동파 사람들이 오늘보다 더 심하게 다치고 죽게 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담월대사는 석지중의 전신이 떨리는 것을 보고는 놀라 말했다.
"아, 제가 공자의 상세에 정신을 쏟지 못한 점을 용서하십시오."
그가 손을 품에 넣어 청황색 환약 다섯 알을 꺼내며 말했다.
"공자, 이 설련지보(雪蓮之寶)를 드십시오. 제가 치료를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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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금조(碧眼金雕) 2-4

碧眼金雕 2004. 10. 13. 14:44 Posted by 비천호리

전신이 등의 상처 때문에 미미하게 떨렸으나 그는 여전히 꿋꿋하게 우뚝 서 있었다.
비운자가 냉소하며 말했다.
"우리가 정말로 너를 못 죽일 줄 아느냐? 흥!"
그의 장검이 한 무더기 원을 그리며 석지중을 베어왔다.
바로 그 전광석화 같은 찰나, 커다란 고함소리가 육장 밖의 길에서 전해오며 세찬 바람이 휙 몰아치고 한 사람의 인영이 유성보다 빠르게 날아왔다.
비운자가 약간 놀라 검광을 떨어뜨리자 벌써 그 사람이 앞쪽에 나타났다.
그가 약간 주춤거리며 장검을 뻗자 "창"하며 장검이 갑자기 뻗어온 선장(禪杖)과 부딪혔다.
한 무더기 불꽃이 튕기며 손목이 저려 비운자는 하마터면 장검을 놓칠 뻔했다.
그가 크게 놀라며 한 걸음 물러나 정신을 집중하여 보니 가사 차림에 염주를 가슴에 늘어뜨린 덩치 큰 화상이 사람팔뚝 굵기 만한 선장을 손에 들고 자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가 숨이 들이마시며 말했다.
"알고 보니 곤륜(昆侖) 영목대사(靈木大師) 이시구려, 대사께서 무슨 일로..."
영목대사는 비운자를 제쳐두고 눈을 돌려 석지중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이 석지중의 가슴에 닿은 순간 마치 철추(鐵錘)에 등을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전신이 떨리며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쳤다.
"아! 칠성조원(七星朝元)!"
공동삼자도 영목대사를 따라 시선을 돌리자 엷은 달빛 아래 석지중의 희디흰 가슴에 밤하늘의 북두칠성 모양으로 늘어선 7개의 붉은 사마귀가 똑똑히 보였다.
그들이 의아해 하며 말했다.
"어찌 저렇게 이상한 사마귀가 났지?"
영목대사가 공손한 얼굴로 석지중을 향해 합장(合掌)하며 말했다.
"빈승이 늦었습니다. 소협(少俠)께서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빈승이 지금 시주의 지혈(止血)해 드리겠습니다."
그의 몸이 바람처럼 선회하며 벌써 약을 꺼내 오른손으로는 선장을 땅에 꽂아 놓고 석지중에게 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젖빛 달빛이 석지중을 비추자 피를 많이 흘린 그의 얼굴이 더욱 희게 보이며 온몸은 마치 옥을 쪼아 만든 것 같고, 눈처럼 흰 피부에 난 일곱 개의 선명하고 붉은 큰 사마귀가 더욱 사람의 시선을 자극하였다.
석지중의 몸에서 발산되는 한 가닥 신비한 기운에 취해 공동삼자 세 사람 모두 멍하니 서있다가 영목대사가 석지중의 상처에 약을 다 바르고 나자 비로소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창송자가 나머지 두 사람을 한번 바라보고는 말했다.
"영목대사, 이 사람은 우리들의 원수요. 대사는..."
영목대사는 그들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엄숙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
"지금부터 그는 본파의 귀빈이시오, 어떤 사람도 그에게 무례해서는 안되오!"
비운자가 말했다.
"그는 곤륜의 제자가 아닌데 왜 곤륜파의 보호를 받는단 말이요? 설마..."
눈석자가 손에 든 장검을 떨쳐 "웅" 소리를 내고 말했다.
"영목, 당신이 공공연히 본문과 적이 되려하다니, 우리들이 당신을 없애지 못할 줄 아느냐?"
영목대사의 안색이 굳어지며 말했다.
"불문(佛門)의 겁난(劫難)은 이 시주가 있어야 풀 수 있소, 그대들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본문은 손을 뗄 수 없소이다."
눈석자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몸을 날렸다.
검광을 빠르게 뿌려내며 오검(五劍)을 공격해오는데 검식(劍式)이 무지개처럼 영목대사를 덮쳐갔다.
영목대사가 두 가닥 긴 눈썹을 찌푸리며 승포(僧袍)를 가지런히 하는 동시에 한 손으로는 연속 육장(六掌) 쳐나가고 오른 팔로는 선장을 휙휙 바람소리가 나도록 휘둘러 자기와 석지중을 보호했다.
검은 빛이 날리며 세 자루 장검을 몸 앞에서 막아냈다.
그들은 눈 깜박할 사이에 이십 오초(二十五招)를 교환했다.
공동삼자의 세 자루 장검이 검망(劍網)을 형성하자 세 사람의 검식이 긴밀하게 어울리며 갈수록 압력이 세져 영목대사가 선장과 장풍을 모두 펼쳐도 대적할 수가 없었다.
그의 이마에 땀방울이 솟아나며 승포가 완전히 젖어들었다.
석지중은 영목대사가 등의 상처에 약을 발라준 후 가부좌를 하고 앉아 스스로 운공요상(運功療傷) 하여 체내의 흩어진 진기를 단전에 모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가 계속하여 완전히 익히지 못한 '반야진기'를 펼쳤으나 상처가 폐부(腑肺)에 까지 미쳐 경맥(經脈)안의 진기를 모을 수가 없었다.

 

그는 스스로 헛수고임을 알게되자 쓴웃음을 지으며 눈을 떴다.
아직 상황을 분명히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데 얼굴에 물이 몇 방울 떨어졌다.
그가 고개를 들어 보니 영목대사의 머리 전체에 굵은 땀방울이 솟아나 있고 숨을 헐떡거리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기는 했으나 이를 악물고 의연하게 선장을 휘둘러 자기가 검풍에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그 선명한 화면이 그의 마음 속에 깊이 각인되며 전신의 피가 저절로 끓어올랐다.
"대사님, 그냥 가십시오. 저를 돌보실 필요 없습니다.
영목대사가 말했다.
"시주께서는 그런 말 마시오. 빈승은 결단코 시주와 함께 생사를 같이 하겠소. 저들이 시주를 죽이려면 먼저 빈승을 없애야 할 것이오."
눈석자가 미친 듯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먼저 죽이겠다."
영목대사가 말하느라 정신이 분산된 틈을 타서 눈석자가 장검을 휘두르자 검끝이 튀어나오며 영목대사의 늑골 아래에 한 줄의 검상을 내었다.영목대사가 노갈(怒喝)을 터뜨리며 광풍폭우가 몰아치듯 끊임없이 쳐나가자 선장의 그림자가 하늘에 가득 찼다.
곤륜의 장법(杖法) "풍마십이식(풍魔十二式)"이 시전되자 남쪽을 가리키는 듯 하나 북쪽을 때리고 동쪽으로 옮기는 듯 하다가 서쪽을 때리며 위풍당당하게 팔장(八杖)을 펼쳐냈다.
석지중은 늑골 아래에서 피가 물 흐르는 것처럼 쏟아지는데도 사력을 다해 자기를 보호하는 영목대사를 보고 저절로 눈자위에 눈물이 가득 차 말했다.
"대사님, 왜 이러십니까? 저는 이럴만한 가치가 없습니다..."
영목대사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빈승이 사력을 다했다는 것을기억하여 장래 우리 곤륜을 돌봐준다면 시주를 위해 죽을만한 가치가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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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금조(碧眼金雕) 2-3

碧眼金雕 2004. 10. 11. 11:11 Posted by 비천호리

그는 옷소매로 입가의 선혈을 닦아내고는 말없이 일어서서 두 눈으로 세 도인을 노려보았다. 그 키 작고 살찐 도인이 얼굴에 경멸의 빛을 드러낸 것을 보자 노기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
"당신 이름이 뭐요?"
그 도인은 상대방의 차가운 눈빛에 눌려 대답했다.
"빈도는 눈석자(嫩石子)다."
석지중이 시선을 얼굴에 흉터가 있는 도인에게 옮기며 말했다.
"당신은?"
그 도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 애송아, 공동삼자 가운데 창송자(蒼松子)조차 모르면서 무슨 강호를 다닌다고 하느냐?
흐흐! 네가 알면 또 어쩔거냐?"
석지중이 이를 악물고 사납게 말했다.
"언젠가 내가 공동파를 깨끗이 없애버릴 날이 있을 것이다. 특히 너희 셋은!"
그의 원한서린 목소리가 밤 바람에 메아리쳐 한기를 더했다.
석지중이 천천히 늙은 말에게로 다가가 말을 타고는 성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창송자가 비운자와 불안정한 눈빛을 교환하고는 미친 듯한 웃음을 터뜨리며 몸을 날려 석지중의 말 앞에 떨어져 내리더니 큰 소매를 펼치며 소리를 질렸다.
"어린놈아, 내려와라! 이렇게 쉽게 도망갈 수 있을 줄 아느냐?"

 

석지중이 그를 차갑게 한번 쳐다보고는 말했다.
"당신이 어쩔건데?"
창송자가 한 손을 치자 비명 속에 말머리가 부서져 버렸다.
석지중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나를 죽이려고? 허허! 당신도 내가 장래 공동산을 평지로 만들어 버릴 것이 겁나는 모양이지?"
창송자가 고함을 질렀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놈아, 곧 죽을 놈이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석지중이 대갈일성하며 일장 남짓 뛰어올라 쌍장을 휘두르며 두 줄기 세찬 힘이 산이 무너지는 기세로 창송자에게 쏘아져 갔다.
그는 이 일격의 세를 빌어 길옆 우거진 잎사귀 사이로 뛰어들었다.
창송자는 조심하지 않아서 두 장을 맞고 두 걸음을 물러나게 되자 분노의 고함을 지르며 몸을 돌리며 검을 뽑아 한 가닥 차가운 빛을 번뜩이며 추격해갔다.
석지중은 두 장을 뛰어 나가기도 전에 체내의 기혈이 진탕(震蕩)하는 것을 느꼈다.
오장육부가 흔들리자 참지 못하고 선혈을 토해냈으나 미처 닦아낼 틈도 없이 몸을 비틀어 수수밭으로 부딪혀갔다.
그의 몸이 아직 땅에 닿지 않았는데 바람소리가 휙 일면서 눈앞이 흐리해지더니 비운자와 눈석자가 벌써 그의 앞에 서있다.
눈석자가 흉악하게 웃으며 말한다.
"꼬맹아, 어디로 도망가려고 하느냐?"
목소리와 함께 검영(劍影)이 종횡으로 가득차며 차가운 검광이 석지중을 가둬 왔다.

 

눈석자가 하하 몇 번 웃더니 장검을 거두었는데, 석지중의 옷이 검품에 조각조각 찢겨 몸에 걸린 것이 마치 거지같은 모습이었다.
석지중이 아직 숨을 돌리지 못했는데 창송자가 벌써 등뒤로 뛰어 올라 검광을 뿌리며 석지중의 등을 쪼개왔다.
"치"
검신이 빠르게 공기를 찢는 소리를 내며 비스듬히 쏘아져 오는데 검풍 속에서 석지중이 묵직한 신음을 토하며 비틀거리며 두 걸음을 내딛었다.
창송자가 휘두른 일검이 벌써 그의 등에 한 가닥 4촌 가량의 칼날 자국을 내버렸다.
상처자리에서 피가 솟구치며 석지중의 등을 완전히 물들였다.
얼굴이 고통스럽게 비틀리면서 석지중이 처연하게 웃더니 두 손으로 몸에 걸치고 있는 남루한 옷을 찢어버려 상체를 드러내고는 말했다.
"너희들 모두 덤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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碧眼金雕 2004. 10. 6. 19:03 Posted by 비천호리

그 도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이놈아! 나는 네가 표범 쓸개라도 먹은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바보였구나. 말해라! 그 사람이 왼쪽 청사장(靑沙帳) 안으로 들어갔느냐, 아니면 오른쪽 숲으로 갔느냐?"
※原註:북방인들은 고량엽(高梁葉, 수수잎)을 청사장(靑沙帳)이라고 부르는데, 아마도 밭에 수수잎이 빽빽하게 자란 모양이 녹색 휘장 같아서인 듯하다.

 

석지중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도 알려줄 수 없소."
그 키가 작고 살찐 도인이 아직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노한 호통이 터져 나오면서 두 인영이 밤하늘에 유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번쩍하는 순간 "팍" 하는 소리가 났다.
석지중의 얼굴이 화끈하도록 일장을 맞고만 것이다.
그 두 도인은 비슷한 키에 한 사람은 턱밑에 수염이 있고 나머지 한 사람 흰 눈썹이 뺨에까지 늘어져 있는데 한 가닥 기다란 흉터가 얼굴에 있었다.
이때 흰 눈썹의 도인이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어느 누가 감히 우리 공동삼자(공동三子) 면전에서 무례하게 군단 말인가? 흥, 이놈아 너 죽고 싶으냐?"
석지중은 가슴 속에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분노가 치솟아 올라 대갈일성하며 쌍장을 밖으로 밀어내 얼굴에 흉터가 있는 도인을 쳐갔다.
그의 내공 바탕이 잘 잡힌데다 열흘동안 계속해서 불문 "반야진기"의 기초를 닦았기 때문에 이때 쌍장을 날리자 은연중에 일대고수의 기세가 드러났다.

 

빠르게 쏟아낸 장경(掌勁)이 공중에서 한 가닥 격렬한 회전을 만들어내 "우르릉" 소리를 내자 그 흉터 도인의 얼굴에 놀라움이 스치며 급히 일장을 쳐냈다.
"팍" "팍" 두 번의 소리가 들리자 그 도인이 무거운 신음을 토해낸 후 비틀거리며 네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석지중은 반걸음을 물러났지만 침착하게 서있었다.
그의 이번 출수는 아주 자연스러워 마치 전력을 다하지 않았는데도 상대를 격파한 것처럼 보여 공동삼자는 갑자기 광태(狂態)를 거두고 엄숙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석지중은 속이 후련하여 심호흡을 하자 체내의 진력이 비할데 없이 왕성한 것을 느꼈다.
삽시간에 머릿속에 비적(秘籍)에 적힌 발장법(發掌法)과 많은 자세가 떠올랐다.
세 도인이 놀란 중에 갑자기 석지중의 멍한 모양을 보자 그가 바보인척 하는 줄 알고는 서로 눈짓을 했다.
나머지 한 사람, 턱밑 수염이 가볍게 흔들리는 도인이 말했다.
"무량수불(無量壽佛), 빈도(貧道) 공동파의 비운자(飛云子)가 소시주에게 묻겠소.
소시주는 '칠절신군'의 제자이시오?"

 

석지중이 얼굴에서 노한 표정을 지우지 않고 대답했다.
"나는 칠절신군과 어떤 관계가 있는 사람이 아니오만, 당신들은 도가의 제자이면서 어찌 이렇게 사람을 괴롭히는 겁니까?..."
키 작고 살찐 도인이 두 눈에서 돌연 사나운 빛을 발하더니 석지중이 말을 마치기 기다리지 않고 섬뜩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빈도가 사죄하겠소. 용서해 주시기를..."
그가 몸을 굽히고 한번 흔들자 큰 두루마기가 휙 뒤집히면서 격탕하는 기경(氣勁)이 석지중에게 부딪혀 왔다.석지중은 상대가 말하는 중에 비열한 수단을 쓸 줄 생각도 못했던 터라 숨이 막힐 것 같은 기운이 급습해오자 크게 놀라 죽을 힘을 다해 쌍장을 밀어냈다.
"펑"
커다란 소리가 나며 석지중의 신형(身形)이 제대로 서지 못하고 땅바닥에 쓰러진 뒤가슴속에 기혈(氣血)이 끓어 올라 참지 못하고 선혈을 한 입 토해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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