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지중은 호기(豪氣)가 솟아 크게 말했다.
"석지중이 죽지 않는다면 장래 곤륜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자기 몸에 입은 중상에 생각이 미치자 조용히 말했다.
"아! 다만 제 체내의 폐부가가 이미 부서져 살 수가 없습니다."
영목대사가 대갈일성, 삼장(三杖)을 쳐내며 말했다.
"시주, 조금만 버티면 폐파(弊派)의 장문인께서 도착할 것이오."
"아!"
말하는 중에 그의 미간에 또 일검을 맞고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창송자가 검결(劍訣)을 끌며 장검을 찌르자 "팍" 소리를 내며 영목대사의 어깨에 박혔다.
영목대사가 무거운 신음을 흘리며 선혈을 한 입 토하더니 선장을 휘두르자 창송자 수중의 장검이 두 토막이 나서 땅에 떨어졌다.
바로 이때 멀리서 긴 휘파람 소리가 들리며 세 인영(人影)이 날 듯이 달려왔다.
그 세 사람의 인영이 아직 도착하기 전에 맑은 휘파람 소리가 십장(十丈) 밖에서 울리며 공중에서 검은 그림자가 용이 날아 오르는 기세로 날아왔다.
인영은 다섯 번 크게 호(弧)를 그리며 쏘아진 화살처럼 면전(面前)에 도착했다.
영목대사가 얼핏 보고는 기뻐 "사숙님!"하고 부르짖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의 힘이 다해 이미 제대로 서있지 못하고 쓰러지는데 마침 석지중의 몸 위로 포개졌다.
나타난 사람의 이런 기세에 놀라 공동삼자의 동작이 약간 늦어졌는데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며 장영(掌影)이 빽빽하게 솟아올랐다.
그들이 아직 변초(變招) 하기도 전에 벌써 손목이 울리며 장검이 손에서 빠져나갔다.
긴 눈썹이 뺨까지 늘어진 희끗희끗한 수염의 노화상이 손에 두 자루 장검을 들고 서릿발 같은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노화상이 눈빛이 엄한 눈빛으로 쌀쌀하게 코웃음을 치며 두 손에 힘을 쓰지 않은 것 같은데 두 자루 장검이 몇 조각으로 토막나 땅에 떨어졌다.
그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곤륜제자와 공동파가 무슨 원한이 있느냐? 세 사람이 하나를 공격하여 상처를 내다니, 흥! 너희들 장문인 옥허진인(玉虛眞人)이 이렇게 가르치더냐?"
비운자가 우물거리며 말했다.
"대사께서는..."
노화상이 말했다.
"노납(老衲)은 담월(曇月)이다"
공동삼자가 자기들도 모르게 찬 기운을 한 모금 들여 마셨다.
당연히 그들은 곤륜의 담월대사는 곤륜파에서 장문인을 제외하고는 첫 번째 고수인데다 악을 원수처럼 미워하여 옛날 청해(靑海)에 있을 때 혼자서 청해십흉(靑海十凶)을 몰살하고 시달목분지(柴達木盆地)에서 횡포한 짓을 일삼던 마적떼 70여명을 하룻밤 사이에 모조리 없애버려 서북(西北) 지역 전체를 놀라게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이 듣기에 그일 이후 담월은 장문인에게 면벽십년(面壁十年)의 명령을 받았고, 그 십년이 아직 다 차지 않았는데 어찌하여 하산하게 되었는지 알지 못하였다.
그들이 놀라고 의아해하고 있는 그때 중년승인 세 사람이 면전에 도착하여 담월을 향해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조아렸다.
담월이 소리쳤다.
"영수(靈水), 영경(靈鏡)! 너희 사제를 부축해라"
두 화상이 대답하며 영목대사를 일으켜 세우자 석지중이 신음하며 일어나 앉았다.
담월대사가 석지중의 몸을 보더니 저절로 심장이 뛰며 놀라 소리쳤다.
"칠성조원(七星朝元)! 과연 그 사람이 여기에 있었구나!"
그가 허리를 숙이며 합장했다.
"아미타불(阿彌陀佛), 몸은 괜찮으시오? 공자!"
석지중이 머리를 끄덕였다.
"영목대사님은 어떻습니까?"
담월대사가 말했다.
"그는 괜찮소. 죽지는 않을 겁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소이다"
그가 곁눈질로 공동삼자를 보며 노해 말했다.
"너희들이 그에게 상처를 입혔느냐?"
공동삼자는 석지중이 도대체 어떤 내력이 있는 인물이어서 곤륜의 두 번째 고수인 담월이 이처럼 공손하게 대하는지 알지 못해서 저도 모르게 서로 얼굴을 쳐다봤다.
담월대사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너희들은 갈갈이 찢어 죽여야 마땅하다. 허허! 오늘 다시 살계(殺戒)를 열어야 할 것 같구나."
공동삼자의 얼굴에 공포의 기색이 솟아나며 얼굴이 흙색으로 변하여 한 걸음 물러났다.
석지중이 일어서며 말했다.
"대사님! 지금 대사님께서 그들을 죽일 필요 없습니다. 저는 장래 그들 공동파 사람들이 오늘보다 더 심하게 다치고 죽게 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담월대사는 석지중의 전신이 떨리는 것을 보고는 놀라 말했다.
"아, 제가 공자의 상세에 정신을 쏟지 못한 점을 용서하십시오."
그가 손을 품에 넣어 청황색 환약 다섯 알을 꺼내며 말했다.
"공자, 이 설련지보(雪蓮之寶)를 드십시오. 제가 치료를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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