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앙!"
칠절신군의 붉은 그림자가 번뜩이며 검을 비스듬히 쓸어내 상대방의 검신을 쳤다.
그가 코웃음을 치며 손목을 돌려 큰 원을 그리자 일곱 개의 동그라미가 검에서 생겨나 석지중을 휘말아 갔다.
석지중은 일검이 상대방에게 막히며 손목이 마비되는 것을 느꼈다.
그가 숨을 들이마시고 팔을 한번 뒤집어 누르며 칠절신군이의 검에서 솟아 나오는 잠력을 해소했다.
그러나 그가 아직 초식을 채 바꾸기도 전에 눈앞이 흐릿해지며 일곱 개의 광망(光芒)이 원호(圓弧)를 그리며 눈부시게 쏘아져 올 줄이야!
석지중이 더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을 구부려 "운룡팔식(雲龍八式) 가운데 "비룡권운(飛龍卷雲) 일초를 사용해 몸을 허공으로 다섯 장 이동한 다음 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몸을 뒤집어 상대가 그려낸 일곱 개의 원호를 피해냈다.
그리고 검 끝을 한번 떨쳐내 "금룡탐조(金龍探爪) 초수를 펼쳐 칠절신군의 목을 찔러갔다.
칠절신군이 장포 한번 펼치자 붉은 구름처럼 말리며 한 가닥 검광이 쏘아져 나왔다.
검이 반쯤 뻗어나갔을 때 갑자기 초식을 바꿔 검영(劍影)을 쏟아 냈다.
"칙..."
두 검이 부딪히며 검날에서 불꽃이 튀고 둘은 한번 접촉하자마자 바로 흩어졌다.
석지중이 가볍게 소리를 내지르며 몸을 날려 땅에 내려섰다.
칠절신군이 공중에 뜬 채 비스듬히 두 걸음을 내딛으며 검 끝으로 한번 가리키자 다섯 촌 길이의 빛이 늘었다 줄었다 하며 토해져 나왔다.
그리고 가볍게 기합을 넣으며 장검을 떨치자 '쌔-액...' 귀를 찌르는 소리를 내며 한 가닥 흰 빛이 석지중에게 부딪혀 왔다.
본무선사가 놀라 부르짖었다.
"검강!"
그의 말소리가 다 끝나기 전에 석지중 손에 지고 있던 장검이 몇 토막으로 부러져 땅에 떨어져 버리고 그는 일장 넘게 날아가 쓰러졌다.
칠절신군이 멋들어지게 장검을 거두어 들였다.
그러나 곧 석지중의 얼굴이 말할 수 없이 흉하게 일그러진 것을 발견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놀라 물었다.
"너 어떻게... 내가 다치게 했느냐?"
석지중이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노선배님께서 제 몸이 아니라 마음을 상하게 했습니다."
그가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어떤 검법을 익혀서라도 삼년 안에 노선배님의 검강을 깨고야 말겠습니다."
칠절신군이 놀라 말했다.
"겨우 열흘동안 검을 익히고도 이런 용기가 있다니, 게다가 내 다섯 초식을 막아냈으니 그것만으로도 이미 강호에서는 드문 일이다. 내 방금 전에 전력을 다 한 건 아니지만 말이다."
석지중이 말했다.
"그래서 제가 꼭 그 검강을 깨겠다는 겁니다."
"아"
칠절신군이 지금 석지중이 마음 속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황연(恍然)히 깨달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원래 이 아이는 내가 자기를 깔보고 전력을 다하지 않았는데도 졌기 때문에 이렇게 수치스러워 어쩔 줄 몰라 하는 거로구나."
그리고는 하하 웃으며 말했다.
"내 이 검강은 천룡대제의 삼검사명(三劍司命)으로도 깨뜨리지 못했는데 네 녀석이 무슨 재주로 깬다는 거냐?"
석지중이 눈에서 신광(神光)을 갑자기 내뿜으며 말했다.
"삼년 후 이곳에서 노선배님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때 그 검술을 보게 해드리겠습니다!"
칠절신군이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너 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 좋다! 삼년 후 오늘 내 여기서 널 기다리고 있으마."
석지중이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면 지금 노선배님의 '천마곡'을 한 곡 경청(敬聽) 하겠습니다.
그것으로 다섯 번의 시합을 마쳤으면 합니다."
본무선사가 말했다.
"사제, 칠절신군의 검술과 금예(琴藝)는 무림의 절기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석지중이 말했다.
"장문사형(掌門師兄), 이번에는 소제가 조심할 겁니다. 비록 검강이 대단하다 해도..."
그가 기백있게 말했다.
"다만 세상에 절대적인 일은 없고 천하제일인 사람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제가 그의 검강을 깨뜨리겠습니다."
본무선사가 말했다.
"그러면 칠절신군과 같이 후원 정사(精舍)로 가거라. 궁안 제자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내야겠다."
칠절신군이 앙천대소(仰天大笑)하고 말했다.
"정말 호기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그래 내 반드시 삼년 동안 기다리마."
석지중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정말이지요?"
칠절신군이 곧바로 말했다.
"물론이다. 삼년 후 오늘 여기서 반드시 기다리마."
그는 석지중이 말없이 절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속으로 자기 말의 허점을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 상대방이 말로 핍박했으면 분명히 곤륜산에서 삼년을 기다리겠다고 대답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펄쩍 뛰어 전원(前院)을 돌아 정사(精舍)로 돌아가 향을 한웅큼 집어 불을 붙인 후 작은 화로에 꽂고는 벽에서 옥금(玉琴) 내려 작은 찻상 위에 올려 놓았다.
이때 절 안에 있던 승려들은 줄을 지어 절문 밖으로 나가 산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본무선사가 석지중의 손을 잡고 말했다.
"소사제, 이번 승부로 본문의 명운(命運)이 갈리게 된다. 알아서 잘 하기 바란다.
나도도움을 줄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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