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거나 읽고 있는 원문 소설 (무순)

무협 일반 2010. 1. 19. 17:29 Posted by 비천호리

제 기준으로 재미있는 책은 끝까지 읽었고, 어릴 때 읽어서 가졌던 느낌과 다르거나 스토리 전개가 너무 느린 책들은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읽어야지요.
1. 곤륜(昆侖) - 봉가(鳳歌) 
2. 투권(偸拳) - 백우(白羽)
3. 봉적용부(鳳笛龍符) - 운중안(雲中雁, 구양객 歐陽客)
4. 심진기(尋秦記) - 황역(黃易, 중문판 소장)
5. 관락풍운록(關洛風雲錄) - 사마령(司馬翎)
6. 검신전(劍神傳) - 사마령(司馬翎)
7. 팔표웅풍(八表雄風) - 사마령(司馬翎)
8. 백제청후(白帝靑后) - 소슬(蕭瑟)
9. 천룡권(天龍卷) - 고용(高庸)
10. 벽안금조(碧眼金雕) - 소슬(蕭瑟), (중단)
11. 대당쌍룡전(大唐雙龍傳) - 황역(黃易), (중단)
12. 다정검객무정검(多情劍客無情) - 고룡(古龍), (중단)
13. 비호외전(飛狐外傳)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14. 설산비호(雪山飛狐)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15. 연성결(連城訣) - 김용(金庸, , 중문판 소장)
16. 천룡팔부(天龍八部)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17. 사조영웅전(射雕英雄傳)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18. 백마소서풍(白馬嘯西風)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19. 녹정기(鹿鼎記)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20. 소오강호(笑傲江湖)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21. 서검은구록(書劍恩仇錄)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22. 신조협려(神雕俠侶)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23. 협객행(俠客行)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24. 의천도룡기(倚天屠龍記)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25. 벽혈검(碧血劍)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26. 원앙도(鴛鴦刀)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27. 월녀검(越女劍) - 김용(金庸, 중문판 소장)
28. 금검조령(金劍雕翎) - 와룡생(臥龍生)
29. 강호야우십년등(江湖夜雨十年燈) - 사마자연(司馬紫煙), (중단)
30. 탈혼기(奪魂旗) - 제갈청운(諸葛靑雲), (중단)
31. 흑유전(黑儒傳) - 진청운(陳靑雲)
32. 취서생(醉書生) - 진청운(陳靑雲)
33. 창해(滄海) - 봉가(鳳歌)
34. 현천보록(玄天寶籙) - 난립(蘭立)
34. 하악점장록(河岳點將錄) - 이용(易容)
 

왕도려 작품연표

왕도려 2009. 6. 16. 15:10 Posted by 비천호리

 

작품명 연재/초판 시간 연재신문/출판사 비 고
河嶽遊俠傳 1938.6.1~1938.11.15 青島新民報 단행본 미발견
海濱憶寫 1938.6.2 미상 산문
寶劍金釵記 1938.11.16~1939.4.29 青島新民報 단행본 이름 “寶劍金釵”。
落絮飄香 1939.4.24~1940.2.2 青島新民報 서명(署名)“霄羽”.단행본《落絮飄香》,《瓊樓春情》,《朝露相思》,《翠陌歸人》4책으로 나뉨.
劍氣珠光錄 1939.7.30(?)~1940.4.5 青島新民報 단행본 이름 “劍氣珠光”。
古城新月 1940.2.3~1941.4.10 青島新民報 서명 “霄羽”,단행본《朱門綺夢》,《小巷嬌梅》,《碧海狂濤》,《古城新月》4책으로 나뉨.
舞鶴鳴鸞記 1940.4.7~1941.3.15 青島新民報 단행본 이름 “鶴驚昆侖”。
臥虎藏龍傳 1941.3.16~1942.3.6 青島新民報 단행본 이름 “臥虎藏龍”。
海上虹霞 1941.4.11~1941.8.27 青島新民報 서명 “霄羽”。
虞美人 1941.8.28~1943.10.6 青島新民報(注) 서명 “霄羽”,단행본 《琴島佳人》,《少女飄零》,《歌舞芳鄰》3책이 있음. 그후 3책이 더 있어야 함. 조사 필요
鐵騎銀瓶傳 1942.3.7~1944(不詳) 青島大新民報 단행본 이름 “鐵騎銀瓶”。
寒梅曲 1943.10.7~1944(不詳) 青島大新民報 서명 “霄羽”。
紫電青霜錄 1944여름~1945여름(구체적 시간 不詳) 青島大新民報 단행본 이름 “紫電青霜”。
金刀玉珮記 1945년(구체적 시간 不詳) 青島《民治報》 연재 미완
雍正與年羹堯 1947년(구체적 시간 不詳) 조사 필요 단행본 이름 “新血滴子”。
風雨雙龍劍 1948.6월 上海育才書局 1941년 남경《京報》社에서 동명의 단행본을 출간했으나 미발견. 상세상황 조사검토 필요. 李丹全 여사는 절대 선생 작품이 아니라고 함.
繡帶銀鏢 1948.10월 上海勵力書局 없음.
冷劍淒芳 1948년 上海勵力書局 《繡帶銀鏢》속편
綺市芳葩 1948.12월(2판) 上海勵力書局 사회연애소설
寒波玉蕊 不詳 上海勵力書局 사회연애소설《綺市芳葩》속편,미완결 의심됨.
寶刀飛 1948.12월 上海勵力書局 《今古傳奇》1989년 1회에 연재
燕市俠伶 1948년 上海勵力書局 없음.
粉墨嬋娟 1948. 11월 上海勵力書局 사회연애소설,미발견
霞夢離魂 1948.12월 上海勵力書局 사회연애소설,미발견
靈魂之鎖 1949.4월 上海勵力書局 사회연애소설,미발견
暴雨驚鴛 1949.4월 上海勵力書局 미완성, 속편 유무 조사검토 필요
洛陽豪客 1949.2월 上海勵力書局 없음.
洛陽豪客(續) 1949.3월 上海勵力書局 없음.
風塵四傑 1949.4월 上海勵力書局 없음.
香山女俠 1949년 上海勵力書局 《風塵四傑》속편
金剛玉寶劍 1949.4월 上海勵力書局 없음.
紫鳳鏢 미상 미상 미발견
續鐵騎銀瓶 미상 미상 미발견
龍虎鐵連環 미상 미상 미발견
春秋戟 미상 미상 미발견
【주】:1942년《青島新民報》와《大青島報》가 합병되어《青島大新民報》로 이름을 바꾸었음。
이 연표는 徐斯年의 《俠의 발자취--중국무협소설사론》중 ‘왕도려 작품 연재시간표’ 및 ‘미발견 연재작품’을

기초로 정리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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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경곤륜~철기은병, 왕도려의 학-철 5부작  (0) 2007.06.27

82~3년 경에 빨간색 소프프커버 5권짜리로 읽었는데, 당시 저자는 진청운이었고, 제목은 생각이 잘 안나지만(冷血殘魔였던 것 같기도 하고...) 아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 동안 인터넷에서 검색이 안되고, 마음의 여유도 없고 해서 잊고 지냈다가 얼마 전 우연히 구우루 논단에 올라 온 글을 읽고 원문을 찾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몇 년 전에도 찾아낸 적이 있었는데 간략한 줄거리만 보고 아니라고 판단했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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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좋아하는 무협소설 <봉적용부 鳳笛龍符> (작자 운중안, 인터넷상에서는 구양객 歐陽客이라고 함)의 스캐닝이 완료되어 본 논단에 올린다.

평론: 본서의 남자 주인공 강우주 江雨舟는 검성 劒聖의 유고 遺孤로 자신의 신세를 알게 된 후 초강천 楚江天으로 이름을 바꾸며 강호에서는 냉혈인 冷血人이라는 외호로 불린다. 마지막에 멸문의 원수인 지주궁 蜘蛛宮 주인(백봉명 白鳳鳴의 화신)을 죽이고 세 아내를 얻는데 첫 번째 등장하는 여인은 북패 北霸의 딸 위려주 韋驪珠로 세 여인 중 가장 총명하고 마음 씀씀이도 가장 깊다. 두 번째는 구주염라 九州閻羅의 딸 기령령 祁苓苓으로 비교적 순진하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여인은 사저인 애정정 艾靜婷으로 세 사람 중 그녀의 무공이 가장 강하다.

이 소설의 강호에서 공인하는 전배 고수는 여섯 명으로, 첫째 아난존자  阿難尊者, 둘째 그의 사제인 마두 냉잔자 冷殘子, 이어서 해천검성 海天劍聖, 창궁서현 蒼窮書賢 백봉명 白鳳鳴, 남왕 南王 손구오 孫九五, 북패 北覇 위진천 韋震川 등 합쳐서 “검성서현 남왕북패 劍聖書賢,南王北覇”로 불리는 홍진사절 紅塵四絶이 있다. 이밖에 반달라마의 무공이 낮지 않고 특히 심기가 깊다. 청루교주 靑樓敎主는 손에 넣은 야도 夜渡의 재화 가운데 세상에 전해지지 않은 무공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고 또 진원 眞元을 훔쳐서 무공이 박잡(駁雜)하고 공력이 심후하여 가벼이 볼 수 없다. 묘강에서 온 백고천존 百蠱天尊은 고독 蠱毒을 잘 쓸 뿐만 아니라 공력 또한 대단하다.
 
위의 이런 전배고인을 빼고는 신예는 다음과 같다.

1. 남자 주인공 강우주, 처음에는 봉적 鳳笛무공, 태양신공 太陽神功 2대 절학을 익히고, 천품이 뛰어나고 여러 차례의 격투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데다 공력을 돋우는 팔백금속 八魄金粟을 복용하여 공력이 날로 심후해진다. 후에 다시 용부 龍符의 무공을 익혀 한 몸에 세 가지 절학을 겸비하게 되고 또 아난존자가 그 공력 전부를 전해 주어 강우주는 천하무적이 된다.
 
2. 애정정이 익힌 것은 용부의 무공으로 홍진사절에 비해 약간 뒤떨어지고 봉적주인의 도제인 십절나한 十絶羅漢(10인)과 합치면 엇비슷하다. 처음에는 강우주의 무공이 그녀에 미치지 못했으나 공력의 진전속도가 매우 빨라 용부 무공을 익히기 전에 이미 애정정을 뛰어넘고 남왕도 그에게 패한다.

3. 강북두 江北斗, 맨 처음 몇 장을 빼고 나머지 장에서는 진전이 있기는 하지만 무공은 줄곧 강우주의 아래다. 그의 최후의 무공 성취는 팔대문파 장문인이 연합한데 비해 약간 모자라기는 하지만 차이가 그다지 크지는 않다(소림, 무당 등 팔대문파가 얼마나 못났는지 알 수 있다)
 
본서의 제목 <봉적용부 鳳笛龍符>는 봉적과 용부 두 가지 무공과 관련이 있다. “봉적과 용부 가운데 하나를 얻으면 천하를 제패할 수 있다”고 강호에 전하는 말이 있다. 아난존자가 봉적주인이지만 봉적무공은 용부 무공의 무서움에 비할 수 없다.
냉잔노마 冷殘老魔는 자기의 제자에게 해침을 당하고는 세상을 증오하여 임종시에 용부를 네 조각으로 나누어 홍진사절에게 보내는데 그 의도는 강호에 원한에 의한 살겁을 불러 일으키는데 있다.

아니나 다를까 백봉명 白鳳鳴(본서에서 첫 번째 부정적 성격의 배역)은 먼저 죽음을 가장하고 이후 비밀리에 무리를 거느리고 해천산장 海天山庄을 습격하고 해천검성을 죽인다. 검성의 삼제 三弟인 모용열 慕容烈이 겹겹의 포위망을 뚫고 유고 遺孤를 둘째 강심월 江心月이 있는 곳까지 호송한다. 강심월은 자기의 아들(손북두,진짜 이름 강북두)을 검성의 아들(초강천)로 속여 적당에게 내준다. 고심 속에 검성의 살아남은 아들을 성인으로 정성껏 기르지만 강호에는 오명을 남긴다. 마지막에 가서야 진상이 분명히 밝혀진다. 강우주는 이름을 초강천으로 바꾸는데 그중 강 江자는 그 근본을 잊지 않는다는 것으로 두 숙부의 은덕에 감사하여 마음에 새기겠다는 뜻이다.


유감스럽게도 강북두는 어려서부터 남왕의 집에서 살면서 간사한 무리만 본 결과 자신도 간사한 소인이 되었고, 아미파의 여제자를 간음하고는 그 화를 강우주에게 전가한다. 마지막에는 아난존자 사도 師徒에게 거두어져 억지로 출가하게 된다.

남자 주인공 강우주의 성격상 특징
 
사소한 원한이라도 반드시 갚고 조그만 은혜도 보답하며 애증이 극히 분명하다. 이러한 성격은 적지 않은 무협소설에서 일반적으로 지능이 떨어지는 남자 주인공의 전매특허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지능이 낮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지용 智勇이 과인 過人한 사람으로 천난만험 千難萬險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이 소설의 남자주인공이 가장 독자를 흡인하는 부분은 자신의 명예에 유리한지, 손해인지 따지지 않고 자신이 응당 져야할 책임에 대해서는 용감하게 책임을 진다는데 있다.
 
김용의 무협소설에서는 이렇게 써지지 않을 것이다. 작가의 붓 아래에서는 좋은 명성을 얻을 수 있어야 남자 주인공이 책임을 지고, 그 명성에 손해가 되는 책임에 대해서는 응당 부담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작자도 남자 주인공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소오강호>에서 악불군의 죽음은 스토리 구성시에 항산파 여제자에게 그를 죽이도록 안배하지 영호충 본인이 그를 죽이는 것으로는 하지 않는다(기실 마침 악불군은 영호충과 대치하느라 미처 반항할 힘이 없어 다른 사람이 배후에서 쉽게 찔러 죽인다) 왜냐하면 비록 누구나 징벌해 마땅한 악불군이라 해도 중국의 전통문화에 따르면 제자가 직접 스승을 죽이는 것은 대의멸친 大義滅親이라고 할지 박정과의 薄情寡義라고 할지 줄곧 논쟁이 있어왔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의 깨끗한 이름에 손상이 갈 것과 더욱이 자기의 깨끗한 이름을 유지하는데 큰 허물이 됨을 걱정했을 것이다.
 
그밖에도 장무기(=>장취산)가 그랬듯이 윗사람이 억울한 누명을 씌우자 바로 스스로 목을 베는 스토리는 이 소설에서는 절대로 나올 리가 없다. 만약 본서의 남자 주인공이 그러면 부근에 있는 사람은 조민 같은 여자가 아니라서 때마침 옆에 서있다 그를 저지할리가 없다. 바꾸어 말하면 남자 주인공은 필히 죽고 만다. 이 소설의 남자 주인공은 강호를 행주 行走할 때 한 번도 여성참모의 도움에 의지하지 않고 확실히 천난만험 千難萬險을 혼자 감당했기 때문이다.
 
용부 쟁탈의 과정에서 지주궁 주인은 일찍이 강우주에게 상당히 식견 있고 경전 經典같이 쓰이는 말을 하는데 그것은 “천하의 영웅 가운데 오직 그대만 나와 함께 할 수 있다(天下英雄,惟使君與操耳) ” 이다.

본서에서 잘 된 곳은 두 군데로 하나는 남자 주인공이 위선적이지 않고 인품이 비교적 높아 적지 않은 무협서 중의 남자 주인공이 그렇듯 위군자 僞君子의 맛이 너무 농후하거나 혹은 위군자의 맛이 짙지 않더라도 그 대신 인품을 낮춤으로써 진실과 인품 사이에 이상적인 평형점을 찾기 어려운 것과는 다르다. 두 번째는 인물간의 대화가 상당히 예리하지만 조야 粗野한데 까지는 이르지 않아 매우 수준이 있다는 것이다.
 
출처: 구우루(http://www.oldrain.com/BBS/dispbbs.asp?boardID=1&ID=164234&page=1)

녹정기 회목과 경업당(敬業堂) 시집

金庸 2007. 8. 6. 17:03 Posted by 비천호리

김용은 수정판 녹정기의 제1회 끝 부분에 그가 선조의 시집 가운데 연구(聯句)를 골라 회목(回目)을 만든 과정을 설명했지만 여기서 장황하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근세 海寧 查氏 가문에서 인재가 계속 나오기는 했으나 중국문학사에서 억지로라도 김용과 함께 거론될 수 있는 인물은 단지 사신행(查愼行) 한 사람일거라고 믿는다. 후세에도 여전히 있을지 없을지는 우리들 중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오래 살아 직접 보고 증명할 수가 없을 것이다.

김용의 말로는 이렇게 한 것은 “선조를 좀 선양(宣揚) 해보려고 하는 사심도 있다”고 한다. 이런 사심은 훌륭한데 논어에서 말하는 “어버이의 상에 공경을 다하고 조상을 추모하면 백성의 덕성이 두터워진다(愼終追遠,民德歸厚)”는 바로 그런 것이다.
사신행(1650~1728년)은 청 서조世祖(소겨자小玄子의 부친) 순치順治 7년에 태어나서 청 세종世宗(소현자의 아들) 옹정雍正 6년 7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경업당시집(敬業堂詩集)>은 총집(總集)으로 그 안에는 53개의 작은 시집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작은 시집들은 창작연도에 따라 배열되어 있는데 보통 그 당시 하던 일이나 거처하던 곳으로 이름을 붙였다.
앞서 말한 대로 원래 녹정기의 회목 연구를 토론할 생각은 없지만 필경 이 시구들은 다른 김용소설의 회목에 비해 전도(典故)를 훨씬 더 심도 있게 사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시사김용(詩詞金庸)」의 란을 확정한 후에 사신행의 시들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큰 결함이며, 시사김용이라는 간판에도 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눈 딱 감고 시험삼아 한번 해보기로 하였다. 2000년 10월말에 열린 「2000년 북경 김용소설국제연구토론회」에 참가하기 전, 이틀 밤을 꼬박 새워 녹정기 회목의 51연 7언구를 빠른 속도로 찾아냈다.

왜 50연이 아닌 51연인가?
그것은 김용이 실수를 한 때문으로 제40회에서 ‘쌍둥이 사건’이 벌어졌다. 목차에서는 「眼中識字如君少,老去知音較昔難(눈에 들어오는 글자는 그대처럼 적고, 늙어가면서 知音을 만나기 더 어렵구나」을 회목으로 썼는데 윗 구는 위소보(韋小寶)는 글자를 모르기 때문에 오지영(吳之榮)이 그에게 시를 읽어 준 것은 사실상 쇠귀에 거문고를 뜯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말하지만 아랫 구는 내용과 그다지 잘 부합하지 않는다. 그런데 본문에서의 회목은 「待兎只疑株可守,求魚方悔木難緣(토끼가 부딪혀 죽기를 기다릴 정도의 그루터기인지 믿음이 안가고, 고기를 잡기에는 너무 올라가기 어려운 나무임을 후회한다)」로 되어 있어 목차보다 더 잘 맞아 떨어진다.
위소보는 수주대토守株待兎(나무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리다. 요행만을 바라다) 하려고 하지만 세상에 그런 기연이 어디 있겠는가?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혀 죽은 토끼를 주운 것은 어쩌다 운이 좋은 것인데 어찌 욕심을 부려 두 번째 토끼가 또 그러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오지영은 알고보면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다) 한 꼴이라 후회해도 소용없게 된다.

김용은 “50연의 7언구를 골라 매회 이야기에 맞게 표제를 다는 것이 생각만큼 그리 쉽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하하! 어찌 이럴 수 있는가, 또 우리 무지한 독자들을 속이고 있다. 다행히 말레이시아에 사는 독자 한 분께서 진귀한 구판 김용소설 몇 세트를 모두 나에게 선물해줬는데 그 중에 바로 이 녹정기도 있었다(아름다운 옥을 선물 받고서 겨우 모과로 답례를 한 격으로 단지 차관총서(茶館叢書)를 답례로 보냈으니 내게 너무 남는 장사인 것 같다)
대략 한 번 훑어보기만 하고도 김용이 확실히 총명하고 임기응변에 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적당한 회목을 찾을 수 없자 연구(聯句)에 맞게 내용을 바꿨던 것이다. 제4회의 「無跡可尋羚掛角, 忘機相對鶴梳翎 (고상한 분위기 조금도 없고, 이해타산 없이 학이 상대의 깃털을 골라주듯이 하다)」은 바로 수정하면서 몇 가지를 더한 후에야 알맞게 되었으니, 김용이 소계자에게 「영양괘각(羚羊掛角)」과「선학소령(仙鶴梳翎)」두 초식을 더 배우게 한 것이다.
한편, 김용은 늘 난이도가 높은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의 말로는 “여기에 쓰인 방법은 일반적인 집구集句(옛 사람의 시구를 모아서 새로운 시를 만드는 것)처럼 여러 시들 중에서 單句를 고르거나, 심지어는 여러 작가들의 시에서 단구를 뽑아 모은 것이 아니라 한 작품의 전체 연구를 골랐다.”고 한다. 이러한 방법이 이전에도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 먼저 당신이 소설을 쓸 줄 알아야 하고 시를 잘 쓴 선조가 있어야 한다. 그런 후에 또 이 시를 쓴 선조가 살았던 시대를 소설의 배경으로 해야만 한다. 이것이 진정한 “고왕금래 공전절후(古往今來, 空前絕後)”라 할 것이다.
홍콩의 많은 사람들은 김용소설의 연구를 “아첨”이라고 비판한다. 아첨이 훌륭해서 받아들이는 쪽을 기분 좋게 한다면 이것도 하나의 고심한 학문이다. 앞으로 나는 이들 회목련구에 주해를 붙여 사대협의 “사심”을 잘 포장할 생각인데, 이 아첨공(功) 한 수는 마땅히 김학연구 분야에서 천하제일인 셈이다.

출처: 金庸茶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