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혈검 신구판 결말 비교

金庸 2007. 5. 29. 17:49 Posted by 비천호리

<신판>

이날 장조당(張朝唐)이 그와 발니국(渤泥國)의 민풍(民風)의 순박함과 평화로움을 이야기 하다가 말했다.

"중원은 지금 대란(大亂)이 벌어지고 있고 공자의 심사도 좋지 않으니 발니국에 가서 근심 없이 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원승지(袁承志)가 생각해보니 남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것 또한 마음에 맞지 않았다.

홀연 그 서양 군관에게서 선물받은 해도도(海島圖)가 머릿속에 떠올라 꺼내 그곳이 어디인지 물었다.

장조당이 말했다.

“그곳은 발니국의 왼편 가까이에 있는 큰 섬인데 현재는 서양해적들이 점거하여 해객(海客)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자 원승지의 마음이 바다 너머로 미치며 돌연 웅대한 포부가 솟아나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치고는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

“우리가 가서 그 서양해적을 쫓아내고 그곳 주민을 교화(敎化)하자!”

그리고는 즉각 청청(靑靑), 하척수(何惕守), 아파(啞巴), 최희민(崔希敏) 등의 사람들에다 손중수(孫仲壽) 등 “산종(山宗)”의 옛 동지, 맹백비(孟伯飛) 부자, 나여립(羅立如), 초완아(焦宛兒), 정청죽(程靑竹), 사천광(沙天廣), 호계남(胡桂南), 철나한(鐵羅漢)까지 불러모아 장조당과 양붕거(楊鵬擧)등의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 이역으로 원정을 떠나 마침내 해외에 신천지를 열었다.

 

“기나긴 풍파를 거치고 나니 귀밑머리 벌써 희끗희끗해졌고 오랜 전란(戰亂)에 백성만 상하였구나.”(萬里霜烟回綠鬢 十年兵甲誤蒼生)

(주) 김용의 조상인 査愼行의 詩라고 함) (완결)

 

且說承志和紅娘子、靑靑、何惕守等趕去相救李岩,但遲了一步,李岩已被闖王所殺。承志大哭了一場,找到李岩的屍骨葬了。一日到墓上掃祭,忽見一位中年書生,白衣白冠,在野外北望而哭,承志見了奇怪,問起姓名,原來就是十餘年前在老鴉山會見過的侯朝宗,這時鬚髮蒼然,已非舊時容顔。兩人同往旅舍,飮得酩酊大醉,侯朝宗提筆賦詩一首,贈給承志,飄然而去,詩云:「漁樵同話舊繁華,短夢寥寥記不差。曾恨紅箋啣燕子,偏憐素扇染桃花。笙歌西第留何客?煙雨南朝換幾家?傳得傷心臨去語,每年寒食哭天涯。」

承志反覆吟詠,更是意興蕭索,這日檢點行裝,忽然檢到那位西洋軍官所贈那張海島之圖,神遊海外,壯志頓興,不禁拍案長嘯,率領靑靑、何惕守、啞巴、崔希敏等人,再招集祖仲壽、孟伯飛父子、宛兒夫婦、沙天廣、胡桂南等七省豪傑,又得七十二島島主鄭起雲之助,遠征異域,終於在海外開闢了一個新天地。正是: 滿堂花醉三千客,一劍霜寒四十州

(全書完)

<구판>

한편 원승지와 홍낭자(紅娘子), 청청(靑靑), 하척수(何惕守) 등은 이암(李岩)을 구하러 서둘러 갔으나 한 걸음 늦어 이암은 벌써 틈왕(闖王)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원승지가 한바탕 대성통곡을 하고 이암의 시신을 찾아내 잘 묻어 주었다.

하루는 이암의 묘를 찾아 벌초하고 제를 지내다 홀연 백의백관(白衣白冠)의 중년서생 한 사람이 야외에서 북쪽을 향해 곡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원승지가 기이하게 여겨 성명을 물어보니 바로 십여년 전 노아산(老鴉山)에서 만난 적이 있는 후조종(侯朝宗)인데 이때는 수염과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해 있어 당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두 사람이 함께 여사(旅舍)에 묵으며 대취하도록 마셨는데 후조종이 붓을 들더니 시를 한 수 지어 원승지에게 주고는 표연히 사라졌다.

漁樵同話舊繁華,短夢寥寥記不差。曾恨紅箋啣燕子,偏憐素扇染桃花。

笙歌西第留何客?煙雨南朝換幾家?傳得傷心臨去語,每年寒食哭天涯。

되풀이하여 읊을수록 쓸쓸한 느낌이 더해갔다.

이날 길을 떠나려고 행장(行裝) 점검하다 돌연 서양군관이 준 해도도(海島圖)를 발견하고는 원승지의 마음이 바다 너머로 미치며 돌연 웅대한 포부가 솟아나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치고는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

청청, 하척수, 아파, 최희민 등과 조중수(祖仲壽), 맹백비 부자, 완아 부부, 사천광, 호계남 등 칠성(七省)의 호걸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 칠십이도(七十二島) 도주(島主) 정기운(鄭起雲)의 도움을 얻어 이역으로 원정을 떠나 마침내 해외에 신천지를 열었다.

"미녀에 취한 손님들이 가득하고, 한 자루 검으로 사십주를 다스리네."

(滿堂花醉三千客,一劍霜寒四十州) (주) 上錢尙父(晩唐 貫休)

(완결)

且說承志和紅娘子、靑靑、何惕守等趕去相救李岩,但遲了一步,李岩已被闖王所殺。承志大哭了一場,找到李岩的屍骨葬了。一日到墓上掃祭,忽見一位中年書生,白衣白冠,在野外北望而哭,承志見了奇怪,問起姓名,原來就是十餘年前在老鴉山會見過的侯朝宗,這時鬚髮蒼然,已非舊時容顔。兩人同往旅舍,飮得酩酊大醉,侯朝宗提筆賦詩一首,贈給承志,飄然而去,詩云:「漁樵同話舊繁華,短夢寥寥記不差。曾恨紅箋啣燕子,偏憐素扇染桃花。笙歌西第留何客?煙雨南朝換幾家?傳得傷心臨去語,每年寒食哭天涯。」

承志反覆吟詠,更是意興蕭索,這日檢點行裝,忽然檢到那位西洋軍官所贈那張海島之圖,神遊海外,壯志頓興,不禁拍案長嘯,率領靑靑、何惕守、啞巴、崔希敏等人,再招集祖仲壽、孟伯飛父子、宛兒夫婦、沙天廣、胡桂南等七省豪傑,又得七十二島島主鄭起雲之助,遠征異域,終於在海外開闢了一個新天地。正是: 滿堂花醉三千客,一劍霜寒四十州 (全書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