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무선사가 말했다.
"이 동굴은 지혈(地穴) 가운데 있어 저 바위를 경계로 이쪽은 불처럼 뜨겁고 저쪽은 얼음처럼 차갑다네. 조금 있다 사제가 바위 중앙에 앉아 저 수화(水火)가 동시에 엄습하는 것을 견디며 나무에 열린 비파 세 개를 복용하면 우리들이 사제의 혈도가 소통되도록 하여 영약의 약효가 풀리도록 돕겠네."
석지중이 그 말에 따라 그 바위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자 과연 그의 왼쪽편은 한기가 엄습하고 오른쪽은 화로 안에 있는 것처럼 뜨거워 한편으로는 부들부들 떨고 한편으로는 열이나 비할 데 없이 참아내기 어려웠다.
본무선사가 소리쳤다.
"포원수일(抱元守一)하여 기를 단전에 가라앉히고 물과 불의 기운을 조절하여라.
물로써 물의 기운을 취하고, 불로써 불의 기운을 덮어라..."
석지중이 그 말에 따라 체내의 진기를 서로 조절하여 천천히 체내에 두 바퀴 돌리자 조금 전의 한기와 열기가 서로 부딪히던 현상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리하여 눈을 뜨자 바로 앞에 있는 "오향응로비파"의 잎이 천천히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본무선사와 나머지 세 노승은 이때 석지중을 에워싸고 앉아서 모두 담홍색의 잎이 누런색으로 변하여 떨어지는 것을 주시하고 있었다.
점차 향기가 짙어지며 사람을 취하게 하더니 마침내 비파 세 개가 점점 투명하게 빛나면서 구슬처럼 동그래졌다.
본무 노선사가 양미간의 눈썹을 비스듬하게 날리며 낮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입을 벌려라!"
그가 큰 소매를 경쾌하게 펼쳐 한 가닥 부드러운 기경(氣勁)으로 세 개의 비파열매를 감싸 석지중의 입안으로 넣어주었다.
입에 들어가자 시원해지며 향기가 코를 찔러 사람을 취하게 할 지경이었다.
석지중은 달콤한 비파가 입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녹는 것을 느끼고는 그것을 꿀꺽 삼켰다.
한 줄기 열기가 단전에서 치솟아 몸을 태울 듯이 뜨거워지자 그가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본무선사가 불호를 외치자 즉시 네 손바닥이 석지중의 몸에 있는 네 군데 요혈(要穴)에 붙어왔다.
동굴 안은 정밀(靜謐)한데, 이때 "옥향응로비파"는 천천히 말라가더니 마침내 쓰러져 연못에 떨어졌다..."
< 제2장 칠성조원(七星朝元)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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