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무 노선사는 석지중의 온 정신이 이야기에 빠져 있는 것을 보자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시 선사께서는 땅속에서 '은액영천(銀液靈泉)'을 끌어올려 그 물을 나무에 주어 오늘 소사제가 산에 올 시기에 맞추어 두셨네.
왜냐하면 칠절신군은 내가경기만 중원에서 무적일 뿐 아니라 옛날 금선(琴仙)의 '천음보금(天音寶琴)'까지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십 오년 전에도 그는 이미 거문고 소리로 사람의 의지를 무너뜨릴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사람의 혼백을 끊어놓는 경지에까지 도달해 있어 절정의 내공이 없이는 그에 맞설 수 없기 때문이라네"
수월이 물었다.
"십 오년 전에는 인사형이 조심하지 않아서 금음(琴音)에 심맥이 찢겨 죽었지만, 지금 우리들이 심지(心志) 굳건히 한다면 혹시..."
본무선사가 손을 뻗어 수월이 말하는 것을 제지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칠절신군이 '천마곡(天魔曲)'을 연주하기만 하면 본문의 이대 제자(二代弟子)들 전부가 몰살을 당할 것이다. 게다가 그에게는 아직 다른 수단이 더 있어 단지 한 곡 탄주하는 것으로도 십장 안쪽의 가산을 가루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데 그건 우리들이 맞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그에게는 기(棋), 검(劍), 장(掌), 진법(陣法), 내가강기 등 절예가 더 있어 소사제를 제외하고는 본문의 어느 누구도 그의 적수가 될 수 없다네."
그가 말을 잠깐 멈추었다 다시 말했다.
"사부님께서는 일찍이 칠성조원의 사람은 지혜가 보통사람보다 훨씬 뛰어나 산천(山川)의 영민(靈敏)한 기운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하셨고, 그렇기 때문에 오직 소사제만이 한 달 안에 본문의 모든 절예를 익힐 수 있다고 하셨네.
또한 장래 본문에 세 차례 겁난이 있을 터인데 금붕묵검(金鵬墨劍)이 아니면 해결할 수 없다고 하셨네."
석지중이 격동되어 물었다.
"금붕묵검이 무엇입니까?"
본무선사가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것은 사부님께서 원적(圓寂) 하실 때에 말씀하신 것이라 나도 지금까지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네. 그러나 대막에 있다는 붕성(鵬城)과 관련이 있을 수 있고 소사제와 어떤 관계가 있을지는 모르겠네."
그가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말했다.
"'옥로응로비파'는 오늘 저녁에 완전히 익을 것이네.
내 생각에는 우리 함께 풍뢰동에 때 맞춰 도착하여 네 사람이 힘을 합쳐 소사제의 천지지교(天地之橋)를 소통시키고 영약의 약효가 완전히 발휘되기 전에 그의 임맥(任脈)과 독맥(督脈)을 뚫리도록 하면 한 달 후에는 칠절신군과 한번 붙어 볼만 할 것이고 동시에 본문에는 기인이 한 사람 늘어나 무림에 크게 빛을 낼 수 있을텐데 사제들의 생각은 어떠신가?"
담월이 두 노스님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장문인의 분부에 따르겠습니다. 수월, 경월 두 사제도 반대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수월이 합장하며 말했다.
"아미타불, 사형께서 길을 안내해 주십시오."
석지중이 말했다.
"장문 사형, 선사께서는 어떻게 십 몇년 전에 이런 일들을 미리 아셨을까요?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불문의 '반야진기' 비적(秘籍)을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뭐라고? 사제가 '반야진기' 비급을 가지고 있다고?
그건 불문의 고승이 악을 물리치는데 쓰는 신공으로 본문에서 실전된지 벌써 팔십여년이 지났는데 오늘 사제가 가지고 나타날 줄은 생각 못했네."
그가 기뻐하며 말했다.
"이제 '강기' 현공(玄功)도 제압할 방법이 생겼으니 승산이 몇 푼은 더 늘어났구나. 자, 우리 지금 바로 뒷산 풍뢰동으로 갑시다."
그가 앞서 방장실을 나서며 문앞에 있는 사미승에게 말했다.
"네 영수(靈水) 사숙을 불러오너라."
그가 다시 돌아보며 말했다.
"담월, 사제가 소사제를 데리고 같이 가게. 영수(靈水)가 건량과 물을 가지고 오면 바로 뒤따라 가겠네."
영수화상이 손에 보따리를 하나 들고 옆 건물에서 빠르게 들어왔다.
"장문 사부님께 아룁니다. 모든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본무 노선사가 말했다.
"보따리를 네 수월사숙에게 건네주고 앞으로 사흘동안 너와 영산, 영목 셋이서 절안의 모든 일을 맡아 처리하거라. 만약 그 마두가 묻거든 우리들은 지하실에서 진법을 연구한다고 말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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