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무지개가 번쩍이고, 석지중이 온몸의 진기를 장검에 모아 손목을 떨치자 검에서 한 무더기 백색 기체가 쏟아져 나왔다.
하앗! 가벼운 소리와 함께 그의 두 발이 공중에서 움츠러들며 온몸이 허공으로 반 척 상승했다, 그가 오른발로 세차고 강하게 쏘아져 온 소전(小箭)을 한번 찍고는 허공에서 몸을 세웠다.
이때 다섯 자루의 은전이 쏘아져왔고, 그가 몸을 돌리자 검기가 퍼져 온몸을 감쌌다.
팍! 팍! "팍!" 연이어 다섯 번의 무거운 소리가 나더니, 다섯 자루의 은전이 검기에 부딪혀 두 동강이 나 떨어졌다.
석지중이 낭랑한 목소리로 마치 학이 울듯 한번 소리치며 허공을 한바퀴 돌아 큰 호를 그려 은전선생에게 덮쳐갔다.
그의 이런 일련의 동작은 모두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은전선생의 은전이 파해된 후, 석지중은 이미 검을 끼고 공중에서 날아왔다. 검광이 갑자기 번쩍이며 은전 선생을 쳤다.
자색 대궁을 들어 올리고 은전선생이 고함을 지르자 활그림자가 빛나며 조각조각 쏟아져 나와 온 천지에 휘몰아쳤다.
"윙!" 활시위가 급박하게 울리고 검날이 베이자 광채가 나타났다. 석지중의 몸 전체가 검에 밀착되어 상대방의 대궁에 가로 막혔고 공중에서 흔들리며 이미 은전선생과 내공을 겨루기 시작했다.
억제할 수 없는 내력이 끊임없이 용솟음쳐 나오자 검날이 약간 떨리고 활시위가 움푹 들어갔다. 말 위의 은전선생은 얼굴이 벌개져 버티고 있었다.
이 때 그의 손에 실린 무게 그대로 검날을 2촌 미끄러뜨려 온몸의 경력(勁力)을 모아 내리누르자 말이 슬피 우는 소리가 들렸다. 은전선생의 몸이 기울어지더니 황사 위로 거꾸러졌다.
펑! 소리가 나면서 활시위가 검날에 의해 잘리고 석지중의 몸이 검과 함께 떨어지며 은전 선생을 찔러갔다.
은전 선생이 타고 있던 말은 이미 무거운 압력에 의해 숨이 끊어졌다. 모래에 곤두박질쳐 아직 움직이기 전에 그는 공중에서 번개가 번쩍이는 것 같이 장검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가 크게 놀라 손에 든 활 등으로 검처럼 한번 치는 순간 자주빛이 일며 그의 몸을 감쌌다.
석지중의 몸이 검을 따라 떨어지다 갑자기 상대방이 위급해서 쳐낸 한 식을 보았는데 뜻밖에도 매우 익숙했다.
그는 "어?" 소리를 내며 뛰어 비키고는 놀라 물었다.
"당신이 어떻게 천산(天山)의 천금검법(天禽劍法)에 가운데 이 낙안번시(落雁翻翅) 초식을 쓸 줄 알지?"
은전선생이 일어섰는데 얼굴이 시뻘개져 왼손을 한 번 휘두르며 말했다.
"모두 공격해라!"
석지중이 크게 소리쳤다.
"동방평! 빨리 달아나요!"
그가 말을 마치고 검을 들어 노기에 차 휘두르자 천둥과 우레소리가 함께 터져 나왔다. 장군십이절 중의 제4식(第四式)인 검림삼립(劍林森立)을 쳐냈다.
검식이 무지개처럼 무수한 장검의 환영을 만들어 상대방을 덮었다.
"악!"
은전선생이 비명을 질렀다. 그의 왼팔뚝에서 어깨까지, 그리고 가슴 앞 전체가 검끝에 찔려 찢어진 옷조각과 함께 핏물이 쏟아졌다.
석지중이 분노해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알고 보니 당신은 동해멸신도에서 왔군. 이놈! 내가 누군지 아느냐?"
은전 선생은 가슴을 움켜쥐고 흐트러진 눈빛으로 석지중을 향해 말했다.
"너는 누구냐?"
그러나 말을 마치기도 공포에 찬 눈으로 바라보았다.
석지중이 돌아보니 여기저기 쓰러진 사람들만 보였다. 곰 가죽을 걸친 대한들 모두가 거꾸러져 있는데 각자의 태양혈(太陽穴)에는 삼각형의 뽀족한 송곳(尖錐)이 하나씩 박혀 있고 피가 콸콸 흘러나오고 있었다.
공래삼로가 멍하니 서있고 얼굴근육은 경악으로 인해 말을 더듬었다.
"유령... 령...추..."
황금빛 연갑(軟甲)을 입고 금관(金冠)으로 머리를 묶은 한 영준한 젊은이가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맞소. 세 노인장의 말이 맞습니다, 이것이 바로 유령추요. "그는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철우(鐵牛), 세 분의 어르신들을 보내드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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