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안금조(碧眼金雕) 5-9

碧眼金雕 2024. 10. 9. 20:10 Posted by 비천호리

그가 대갈하며 손에 든 빼앗은 대도(大刀)를 휘두르자 휘익 칼바람 소리가 나며 손을 벗어나 던져졌다. 그리고 몸을 솟구쳐 빠른 화살처럼 대도를 따라 나란히 쏘아 갔다.
"팍!" 대도가 날아가 왼쪽의 마적 등을 찍었고 석지중의 마치 천신(天神)처럼 내려와 두 발로 그의 가슴을 찼다. 그는 비명을 지르며 일 장밖으로 날아가 "꽈당" 소리와 함께 쓰러져 죽었다.
석지중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두 팔을 한 번 떨치고 몸을 홱 돌려 허공에서 한바퀴 돌았는데 몸을 휘감은 검광이 번쩍였다.
그가 소리쳤다.
"어딜 가느냐! ”
검영(剑影)이 쫘악 펴지며 윙윙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는 공중에서 몸을 돌려 오검(五剑)을 격출했다. 검풍이 진동하고, 검끝으로 찌른 곳에서 핏발이 솟아나왔다.
그의 신형이 떨어지자 다섯 명의 마적들은 모두 양미간이 검에 찔려 붉은 한 점의 자국을 드러낸채 시체로 땅에 쓰러졌다.

동방평은 소매로 입을 가리고 두 눈을 크게 뜬채 석지중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가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것 같았다.
석지중이 검을 내려뜨리고 서 있는데 검끝의 핏물이 모래 위에 떨어지자 순식간에 빨려들어 흔적없이 사라졌다.
그가 한숨을 쉬며 장검을 검집에 넣고 동방평에게 걸어갔다.
그는 동방평의 기색을 보자마자 불안한 어조로 말했다.
"괴로운가요? 나도 처음으로 이렇게 많이 죽인...”
그가 난처해하며 말했다.
"나는 그들이 당신에게 이렇게 흉악하게 구는 것을 보자 화가 치밀어 올라 참을 수 없었소. 그래서 꼭 그들을 죽이려고 했던거요…”
동방평은 입술을 가린 소매를 내리고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당신이 나에게 잘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
그녀가 살짝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아빠에게 맞아서 피를 토하는 것을 봤을 때 매우 슬펐어요. 그때는 정말 차라리 아빠한테 내가 한 대 맞고 싶었어요…”
그녀가 겸연쩍게 웃자 홍조가 붉은 그녀의 두 볼에 퍼졌다. 그래서 그녀는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쓰는 척하며 소매로 얼굴에 부채질을 했다.
석지중은 한번도 느꺼보적 없는 달콤함이 마음에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미미하게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애교스러운 웃음을 응시했다. 마치 그 웃음을 마음 속에 다 담아 둔 후 나중에 천천히 회상하려고 하듯이.

동방평은 아랫입술을 오므리고 가볍게 말했습니다.
석지중이 미망(迷惘)에서 깨어나 말했다. "당신은 어디로 갈거요? ”
동방평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석지중이 말했다.
"나는 먼저 거연성(居延城)으로 돌아걌다가 그 담음에는 아마 동해(东海)로 갈 것 같아요."
동방평은 선뜻 말했다.
"그럼 나를 데리고 갈 수 있어요?"
석지중이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그건 아마 좀 불편할 것 같소. 영존(令尊)께서…."
동방평은 작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아빠는 내가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는데, 뭐가 불편해요? 자! 이것은 가지고 나온 진주 한 봉지예요. 어쨌든 내 여비로 충분하겠지요!”
석지중은 활짝 웃었다
"그럼 내가 당신의 보표(保镖)가 되는 거 아니오?"
하지만 나는 그밖에 서장(西藏)에도 다녀와야 해요. 여자 손님, 가실 수 있겠습니까?”
둥팡핑은 숙연한 모습으로 말했다.
"응! 여자 손님은 갈 수 있습니다! 보표님, 앞장 서시죠."
그녀는 말을 마치지 못하고 피식하였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렀다.
석지중이 눗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천막부터 정리하고 갑시다."
그가 말을 몰아 천천히 그 큰 모래언덕을 향해 가자 동방평이 쫓아와 말머리를 나란히 하고 걸었다.

석지중은 천막과 모전(毛氈)을 걷어 포대 안에 넣어 묶은 뒤 건량과 물주머니를 꺼내며 말했다.
"건량 먹을래요?"
동방평은 안장에 걸린 두 개의 큰 포대를 툭툭 치며 : "여기에 절인 고기, 그리고 말린 닭고기, 말린 돼지고기... …”
석지중이 낭랑하게 웃었다.  
"이제야 먹을 게 생겼구나…"
그의 웃음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공중에서 날카롭고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은색의 긴 화살(长箭)이 허공을 스쳐 모래언덕 위에 떨어졌다.
화살대가 가늘게 떨리며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고 화살에는 구멍 뚫린 호루라기 두 개가 매달려 있었다. 검은 색 비단띠가 화살 깃털 위에 나부끼는데 꾸밈으로 술이 늘어뜨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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