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검 서우는 숨을 들이마시고 솟아 나오려는 눈물을 참으며 말한다.
“우리 서량파 장문인은 두 달 전에 야강성(喏羌城) 안에서 여섯 명의 도인들에게 포위 공격을 받아 돌아가셨는데, 그 도인들은 귀파의 제자였다...”
“닥쳐라!”
옥뢰도인이 소리쳤다.
“본파 문인(門人)은 줄곧 속세의 일에 관여하지 않았는데 어찌 여섯 명이 한 사람을 공격할 수가 있었겠느냐. 본문 제자가 그랬다는 무슨 증거가 있느냐?
서우의 얼굴이 서릿발처럼 차가워지며 품에서 작은 검 한 자루를 꺼냈다.
“이것은 선부(先夫)가 눈을 감을 때 남긴 유물인데, 여기 눈석자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옥뢰도인의 표정이 일변하며 말했다.
“당신이 단검 한 자루를 가지고 되는대로 죄를 뒤집어씌우면 본문은 바로 인정해야만 한다는 것이냐?”
서우가 고통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한 마디 했다.
“내 미리 그대들 공동파가 문인을 비호할 거라는 걸 알았다. 제멋대로 악한 짓을 하고는 그래서...”
그녀의 말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차가운 두 사람의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런 이유로 그대가 사람을 데리고 이 산에 와서 소란을 피우는 것이요?”
하얀 수염을 기르고 도포를 걸친, 등에 장검을 꽂은 두 늙은 도사가 산위에서 날 듯이 내려오며 차갑게 서우의 말을 받았다.
옥뢰도인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아!, 알고 보니 옥명(玉明), 옥리(玉理) 두 사제였구려, 장문인은 아시는가?”
옥명도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장문사형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는 차갑게 서우를 힐끗 보면서 코웃음을 쳤다.
“이 몇 사람을 믿고 대담하게 우리 공동(崆峒)을 침범했다고?”
서우가 노하여 소리쳤다.
“구대문파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공동파에 모조리 비열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만 있는 줄 누가 알았겠느냐! 그날 세 사람이 부상을 입고, 다른 세 사람이 곧 선부를 뒤쫒아 곧바로 야강성 밖에 도착했는데 그 세 사람은 공동삼자인 눈석자, 비운자, 창송자였다. 설마 당신들이 부인하겠다는 거냐?”
옥리도인이 독살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믿을만하다고 하더라도, 당신들 무리가 살아서 공동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으냐?”
그가 두 사형에게 눈짓을 하면서 앞으로 미끌어져 나오니 검망(劍芒)이 번쩍이며 오봉검을 찔러갔다.
옥뢰와 옥명 두 사람의 얼굴에 살기가 스치며 대갈일성(大喝一聲) 부딪혀 가니 검영(劍影)이 종횡으로 교차하고, 왼쪽을 자르고 오른쪽을 찌르는 것이 마치 문을 뛰쳐나온 호랑이 같다.
순간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고 비명소리 가운데 선혈이 사방으로 튀며 눈밭에 붉은 꽃이 가득 뿌려졌다.
세 가닥 검광이 마치 번갯불처럼 번쩍이고, 검영이 흔들 흔들거리며 뻗쳤다 거두어지고 신형(身形)이 요동치니 때때로 잘려진 사지가 날아올랐다.
이 세 노도사의 검법이 악랄하고 작은 진(小陣)을 이루어 검영이 움직이는 가운데 사람이 검 아래 죽어나가니 참으로 비할데 없이 독랄했다.
오봉검 서우는 본문제자들이 상대방이 결성한 작은 진에 갇혀 서로 부딫히는 바람에 신영(身影)을 움직이지 못해 사상자가 막심한 것을 보면서도 들어갈 수 가 없었다.
그녀가 눈물을 머금고 소리쳤다.
“흩어져라! 세 곳으로 나누어 공격해! 한꺼번에 몰리지 마라!”
옥뢰도인이 냉소(冷笑) 하며 말했다.
“너희들이 우리 삼재검진(三才劍陣)을 벗어날 수 있다고? 허! 목숨을 내놔라!”
그가 가벼운 휘파람을 불자 검진이 바로 두 배로 확대되어 서량파 사람들을 에워싼다. 검막(劍幕)이 뒤엉킨 것이 거미줄처럼 빽빽하여 그들의 탈출을 용납하지 않았다.
오봉검 서우가 원통스럽게 크게 소리치며 몸을 뽑아 올리고 검인(劍刃)으로 세 송이 검화(劍花)를 뿌리며 빠르게 일검(一劍)을 베어냈다.
오뢰도인이 연속 두 걸음을 뛰어넘으며 장검을 높이 들어 손으로 천균(千鈞) 무게를 잡아당기듯이 위쪽으로 일검을 쳐내 서우가 흩뿌린 검화를 맞아 나갔다.
그가 휘둘러낸 이 일검은 시간과 정도가 매우 적절하여 단지 “창”소리가 울리며 두 검이 엇갈려 나갔다.
그가 미미하게 웃으며 검 위의 진력(眞力)을 끌어내고 본문의 점(粘)자 결(訣)로 경력(勁力)을 써 오봉검 서우의 온 몸을 공중으로 끌어올렸다.
검에서 진력이 조수처럼 뿜어져 나와 서우의 손목을 떨어 울렸다.
옥뢰도인이 크게 눈을 부릅뜨며 둔한 기합을 넣자 검인이 그어져 상대방 장검을 진동시켜 두 동강이를 내고 말았다.
오봉검 서우는 마침 상대방과 필사적으로 내경(內勁)으로 겨루려는 순간 갑자기 손목이 울리며 한 줄기 큰 힘이 장검에 부딪히고 곧 바로 심맥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입을 벌려 한 입 가득 선혈을 옥뢰도인의 온 얼굴에 뿜어내고는 몸도 빠르게 떨어져 내렸다.
바로 이때 그녀는 옥뢰도인이 도포자락을 뻗어 뿜어진 피 때문에 뜰 수 없는 눈을 닦는 것을 얼핏 보고는 생각할 것도 없이 온 힘을 모아 수중의 부러진 검을 던져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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