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안금조(碧眼金雕) 4-8

碧眼金雕 2016. 8. 8. 15:09 Posted by 비천호리

으악...” 부러진 검이 검자루(劍柄)까지 그의 심장에 박히자 옥뢰도인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옥리도인의 눈을 찢어질듯이 부릅떠지며 수염이 곧추 섰다. 고함을 지르며 도포를 끌고 날아와 장검을 휘둘러 땅에 쓰러진 서우를 베어갔다.

전광석화처럼 검식을 펼쳐내자 검망이 번뜩이며 핏빛 그림자가 비스듬히 날아갔다.

서우가 둔한 신음을 뱉었다. 옥리도인에게 왼팔이 통째로 잘리고 만 것이다.

그녀의 얼굴이 고통으로 인해 하얗게 질리며 땅에 쓰러졌다.

옥리도인이 길게 웃으며 검끝을 돌려 가차 없이 내리쳤다.

돌연,

옥리, 멈춰라!”

고함 소리와 함께 은백색의 불진(拂塵)이 옥리도인의 검에 얹히자 불진의 말총 가닥 한 올 한 올이 마치 은침(銀針)처럼 얽히면서 그가 검 위에 실은 진력을 완전히 없애버렸다.

그 목소리를 듣자 옥리도인은 바로 장문인 옥허진인이 도착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검세를 거두어 들이고 옥허도인에게 말했다.

장문인이 오셨구려!”

옥허진인은 팔괘도포를 걸치고 머리에는 도관(道冠)을 썼는데 불진을 손에 들고 비스듬히 장검을 꽂은 채 표연한 모습이 세속을 초월한 신선 같았다.

옥허진인은 땅에 널린 시신을 보고는 긴 눈썹을 가볍게 찡그리며 말했다.

옥리, 그대는 어찌 이렇게 경거망동하는 건가?”

그가 옥뢰도인이 땅에 쓰러져 죽어 있는 것을 보고는 말했다.

누가 옥뢰 사제를 죽였느냐?”

서우는 옷자락을 찢어 잘려진 팔을 싸맸다. 그녀는 자기와 함께 온 제자들 중 간신히 세 명만 남은 것을 보고는 처연히 말했다.

내가 죽였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또 누가 죽인 것이냐?”

옥허진인은 고개를 돌려 그의 뒤를 따라온 제자에게 말했다.

네 사숙의 시신을 도관 안으로 옮겨라!”

그는 서우를 차갑게 한 번 쳐다본 후 말했다.

당신이 바로 철장금도의 아내이군, 당신은 남편이 왜 추격을 당했는지 아는가?”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목청을 높여 말했다.

그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도둑놈이었기 때문이오

서우가 노해서 말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선부를 당신이 여전히 모욕하다니

옥허진인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날 우리 문하 제자가 야강성 서쪽 오래된 사당(古廟)에서 석년(昔年)의 상패장군(常敗將軍) 공손무기(公孫無忌)가 남긴 장군기사(將軍紀事)라는 책 한 권을 얻었소. 그 안에는 그가 일생동안 다른 사람과 겨룸을 통해 얻은 심득(心得)이 적혀 있어서 다른 어떤 문파의 비적(秘籍)보다 더 진귀한 것이었소. 그러나 누가 알았겠소, 제자들이 경계하지 않은 틈을 타 당신 남편이 암산을 가하고 그 책을 훔쳐갈 줄을. 그런 까닭에 그 책을 되찾으려고 우리 문인들이 추적하여 가로막았던 것이오...”

그 말을 듣자 서우는 바로 온몸을 떨며 소리쳤다.

닥쳐라!”

그녀는 두 걸음 앞으로 나서며 호통을 쳤다.

당신은 일파의 장문인 신분인데, 놀랍게도 내뱉는 말마다 허튼 소리뿐이라니. 그날 선부는 야강성을 지나다가 당신 제자와 객점에 같이 묵었다가 몸에 지닌 장군기사를 눈석자에게 보이게 되었고, 갑자기 암습을 당한 결과 선부가 당신네 제자 세 명을 죽였으나 자신도 중상을 입고 성을 넘어 도망쳤던 것이오

그녀는 단검을 한번 흔들며 말했다.

이것은 선부가 도망쳐 왔을 당시 등에서 뽑아낸 단검이오, 그 장군기사는 자칭 비운자에게 빼앗겼소...”

그녀가 사납게 말했다.

당신은 감히 눈석자를 불러올 수 있겠소?”

옥허진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게 또 뭐가 어렵겠소? 단검 한 자루를 만들어 본문 제자에게 화를 전가한다? 본문제자는 여태껏 머릿수가 많다고 다른 사람을 업신여긴 적이 없소. 당신이 갑자기 압습했다고 하지만 절대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소!”

그가 크게 소리치듯 말했다.

본문 제자가 갑자기 암습했다는 무슨 증거를 갖고 있느냐...”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산 아래에서 말 한필이 날듯이 뛰어 올라오는데, 대갈일성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건 내가 증언하겠소!”

공동파 사람들이 모두 경악하여 소리친 사람 쪽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단지 피같이 검붉은 준마 한 필이 하늘 높이서 날듯이 오는데 관옥 같은 기사(騎士)가 수 장 밖에서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그들이 모두 크게 놀랐는데, 이렇게 험준한 공동의 산길을 말을 몰아 올라올 줄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한혈보마가 하늘을 날아오는 것까지 보고는 그들은 정말로 자신의 눈동자를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碧眼金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벽안금조(碧眼金雕) 4-10  (0) 2016.08.30
벽안금조(碧眼金雕) 4-9  (0) 2016.08.08
벽안금조(碧眼金雕) 4-7  (0) 2016.08.05
벽안금조(碧眼金雕) 4-6  (0) 2005.01.08
벽안금조(碧眼金雕) 4-5  (0) 2005.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