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쁜 예(惡例)를 처음 시작한 기신양소사(奇神杨小邪)

1980년 전후로 문천행(文天行)은 와룡생의 이름을 붙인 6권짜리 무헙소설 기신양소사를 출판했는데, 판매량이 매우 많은 것을 보자 얼마 지나지 않아 재판을 낼 때는 원작자는 이량(李凉)!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이량이 무협소설에 첫번째 출현한 것이지만 당시 출판사 외에는 그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인터넷 용등세기서고(龙腾世纪书库)에서는 그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이량, 동해대학(東海大學) 경제학과 출신으로 라스베가스카지노연구소에 근무했다. 일찍이 영화에 투자하고, 직접 각본과 연출에 참여했으며 유머무협을 창조해 홍콩, 대만, 대륙에서 인기를 끌었고 각 편의 원고료가 백만 위안 이상에 달하는 가장 잘 팔리는 작가 중 한 명이다. 현재 TAIDE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부동산, 금융, 보석, 교육오락사업 경영에 정통한 기업전문인재이다. 그는 소설에 대한 마음을 억제할 수 없어서 다시 집필했는데 이는 무협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기쁜 소식(福音)이다. 그의 작품에는 기업전망론(企业前瞻论), 외계인(外星人), 미치코의 유혹(美智子的诱惑) 및 기신양소사(奇神杨小邪) 등 10여편이 있으며 특히 그의 유머무협 시리즈는 흥미진진하고 해학적이어서 재미가 있다. 바로 김용의 말처럼 유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최고의 매개물이다. 이량은 천재형에 속하는 사람으로 그의 글은 활발하고 생동감이 있으며 제재의 선택은 매번 정곡을 찌르고 지구력도 놀랍다. 10년 동안 비즈니스 경험을 쌓은 후 새로이 집필을 하니 반드시 다시 선풍을 일으킬 것이다.

이 소개는 매우 과장되고 실제와 부합하지 않으며 의도적으로 과장한 광고성 글이기는 하지만 그의 경력이 다양하고 창작 영역 또한 매우 광범위하다는 것을 대략적으로 알 수도 있다. 글에서 말하는 '흥미진진하고 해학적이어서 재미있다'는 것은 그 무협 창작의 일관된 스타일이다. 다만, 이런 유머가 꼭 독자들에게 '가르침(领教)'을 주는 것은 아니다.

기신양소사부터 이량은 우스꽝스럽고 해학적인 스타일로 따로 일가를 이루었는데 그의 필치로 묘사된 양소사는 일자무식(目不识丁)으로 배운 것도 없고 재주도 없으며(천리소창天理昭彰, 누보불상屡报不爽마저도 천리초초千里迢迢, 누보불상屡报不爽으로 이해한다). 무공은 쓸모가 없지만(기껏해야 스스로 창안한 낭자삼초浪子三招를 쓸 줄 안다), "도망가는 무공(跑功)"은 천하제일이다. 주사위 내기를 좋아하고 도박 요령에 정통하며 교활하고 약삭빠르고,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며(嬉笑怒骂), 걸핏하면 세 글자로 된 욕설(三字经)을 하는, 완전한 건달이다. 이는 분명히 김용의 녹정기에 나오는 위소보(韦小宝)를 모방한 것이고, 양소사에게 '만독불침(万毒不侵)'만 추가했을 뿐이다. 책 전체의 내용은 양소사가 강호를 떠돌아다니며 기괴하고 약삭빠른 방법으로 각양각색(三教九流)의 인물들과 '뒤섞이는' 것을 대강의 줄거리로 삼고 있으며, 가끔은 '의협심을 발휘하여 의로운 일을 하며(行侠仗义)', 때때로 강호의 여인들과 끝없는 애정의 다툼을 벌인다.

(참고) 天理昭彰, 屡报不爽 : 하늘은 정의를 주관하므로 선악이 그에 따른 응보를 받는데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다.

千里迢迢 : 길이 아득히 멀다


그는 이러한 위소보 스타일의 인물로 양소사가 위세를 부리다(杨小邪发威), 소소강호(笑笑江湖), 주정꾼 임소도(酒狂任小赌), 강호의 한 개구쟁이(江湖一担皮), 신투소천(神偷小千), 기묘한 도적 정소구(妙贼丁小勾), '장난꾸러기 소활보(淘气小活宝), 꼬맹이 대영가(小鬼大赢家) 등 일련의 "유머" 작품을 창작했는데 책의 제목에서 그 스타일과 내용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김용이 무협소설에서 위소보를 창조한 것은 사실상 '무협을 전복'하려는 의도를 함축하고 있어서 웃고 떠들며 장난치는 가운데 깊은 반어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무협 창작 중 일반적인 형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량은 오히려 '변칙을 평상으로 삼아(以变为常)' 일부러 멍청한 척하며 능청스럽게 웃음을 자아내 위소보의 겉모습만 취하고 그 정신은 빠뜨림으로써 위소보를 망쳤을 뿐만 아니라 1980년 이후의 무협소설을 깊은 진흙탕에 빠뜨렸고 아직까지도 발을 뺄 수 없게 만들었다.

이량의 글은 본래 이해될 듯 말 듯한데도(似通非通), 기를 쓰고 '虽'(재수없이), '恨号(매우 좋다)', '한(很好)', '杀米威'(무슨 말), '马盖'(무슨, 客家语), '代志'(볼일), '阴沟里去'(영어, English) 등과 같은 여러가지 현대적인 속담과 방언을 섞어 '웃음을 주는 결과'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여 종종 사람들(오랜 독자들)로 하여금 영문을 모르게 만들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요즘 젊은이들이 이런 '명확한 목적이 없고 이치에 맞지 않는' 소설에 떼를 지어 모여들면서 이량의 소설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기신양소사'에서는 비록 양소사로 하여금 여인들과 시시덕거리며 장난을 치고 곳곳에 정을 남기도록 하지만, 색정과 관련된 묘사는 거의 없어서 그런대로 비교적 정숙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왕 그런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만큼 점점 저속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었고 이량은 이후의 소설에서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고 점차 색정을 띠게 되었다. 예를 들어 매우 패도적인 남자(超霸的男人) 가운데 두 단락의 묘사는 정말 필묵을 더럽히는데 권력의 반면교사의 교재로 인용한다.

그녀는 팔로 더욱 껴안았다. 그는 자연히 동체 위에 엎드리게 되었다! 민감한 부위에 밀착되자 그녀는 이미 흥분해 있었다!  그녀는 키스를 하면서 그를 침대로 끌어당겼다. 그녀는 하체를 그에게 끊임없이 비벼댔다! 곧바로, 그는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고 소형제(小兄弟)가 화를 내며 눈을 부라렸다. 그러자 그녀는 숨이 막히는듯 입술을 벌리고 헐떡였다. 오래지 않아, 그는 그녀를 발가벗겼고 즉시 그녀의 속 바지가 이미 태반이 젖었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건강하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열정적이며, 게다가 오랜 사랑이 지금 폭발했기 때문에 사랑의 액이 삼협(三峡)의 거센 물결처럼 끊임없이 넘쳐났다!
    
곧, 그는 기꺼이 말에 올랐고, 그녀는 대범하게 손님을 맞아 들였다.
  
또 한참이 지나자, 그녀는 계속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쉬지 않고 응워아휴 소리를 내었다! 그는 기뻐서 어쩔 줄 모른다! 그는 격산타우(隔山打牛) 식으로 바꿔 계속해 나간다.

또 반 시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녀는 이미 흐물흐물해졌다! 그녀는 신음소리를 내며 계속 오빠를 부른다! 그녀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그녀는 비오듯 땀을 흘린다! 떨리는 몸뚱이가 더욱 매혹적이다!
    
그녀의 눈물어린 눈은 그래서 더욱 심금을 울린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마침내 선물을 주었다. 두 사람은 마침내 물과 젖처럼 서로 잘 융합되었다!


이 두 단락의 문장은 소리, 동작, 자세, 성기관이 모두 나와 분명히 이미 "정색(情色)"의 범주를 넘어 음탕한 "색정(色情)" 무협(武侠)의 풍조를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