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금신장이 말했다.
"너는 이미 두꺼비 독액(毒液)을 먹었으니 세 시진(時辰) 안에 반드시 죽을 것이다.
너 같이 젊은 나이에 이렇게 죽게 되다니 정말로 애석하다..."
"흥" 향운천이 차갑게 비웃으며 장검을 들어올리며 소리쳤다.
"넷째, 빨리 피하지 않고 뭐 하느냐!"
"어딜 도망가려고!"
쇄금신장의 신형이 한번 움직이며 바로 진운표에게 달려 들었다.
구레나룻 대한 향운천이 성난 외침을 크게 토하며 말했다.
"공곡냉매(空谷冷梅)!"
말하는 중에도 검을 떨쳐내 쇄금신장을 쪼개갔다.
향운천은 검을 반초(半招)쯤 시전하고는 갑자기 잘라가던 것을 찌르는 것으로 바꾸어 순식간에 천겹의 검영(劍影)을 섬전처럼 내뿜으며 몸과 검이 함께 나아가 쇄금신장을 포위망 안에 묶어 두었다. 그러나 입으로는 도리어 천천히 읊듯이 말한다.
"매화삼롱(梅花三弄)--"
복면객은 몸을 솟구치기 전에 검망(劍網)에 포위되자 약간 놀라 검을 움직여 "춘잠자박(春蠶自縛)" 초식으로 자기 몸을 보호하며 발로는 칠성(七星) 방위를 따라 연속 세 방향으로 피했다.
그는 순간 호흡을 들이쉬고 몸을 쭉 펴면서 연검을 한 번 떨치자 푸른 빛이 크게 일며 검기가 가득 차 공격해 온 세 검을 일장 밖으로 밀어냈다.
그가 크게 소리쳤다.
"냉매검법(冷梅劍法)이 무슨 대단한 거라고, 내가 펼치는 것을 보아라!"
그가 공중으로 날아올라 폭포가 떨어지듯 차가운 검망(劍芒)을 빗발처럼 뿌리며 공중에서 십이검(十二劍) 가량을 쳐냈다.
향운천의 신형이 급히 돌며 검진을 움직였을 때 상대방이 솟구치는 것을 보고는 가벼운 기합을 지르며 도약하여 검끝으로 적의 아랫배 "관원(闕元)", "천추(天樞)", "단전(丹田)"의 세 혈을 찔러갔다.
임사첩과 허즉빈 두 사람도 동시에 뛰어올라 검끝으로 쇄금신장 발바닥의 "용천혈(涌泉穴)"을 찔러갔는데 검식(劍式)이 바람처럼 퍼져 나왔다.
그들 사형제의 삼검(三劍)이 시전되어 복면객이 격출한 십이검과 부딪히자 차가운 검기가 산처럼 세 자루 장검을 엄습해왔다.
"팍팍" 몇 차례의 소리가 들리고 세 사람은 일제히 땅에 떨어져 내렸다.
복면객이 괴이하게 웃으며 말했다.
"십오년 전에 내 손으로 너희들에게 천산(天山) 냉매검법(冷梅劍法)을 전수했는데, 지금 너희들이 감히 나에게 맞서겠다는 거냐? 허허!"
그의 신형이 번개처럼 움직이며 좌장(左掌)을 들어 빠르게 향운천의 가슴을 쳤다.
"팍"하는 소리와 함께 향운천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땅에 쓰러져 피를 토하며 죽었다.
금빛이 번쩍이고 사나운 휘파람 소리가 일며 임사첩도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장(掌)에 격중되어 죽고 만다.
복면객의 눈에잔인한 기색이 스치며 손을 옮겨 허즉빈의 두개골을 치자 비명과 함께 온 풀밭에 선혈이 뿌려졌다.
그가 오른손으로 연검을 허리춤에 채우고, 손을 뻗어 허즉빈의 몸을 뒤지자 생각대로 배낭에서 한 자루 약 반척(半尺) 길이의 금빛이 번쩍이는 작은 창(小戈)을 찾아낼 수 있었다.
"하하하하!"
그가 미친 듯이 웃으며 금과(金戈)를 손에 들고 사막으로 추격해 가려고 하다가 갑자기 "어" 하며 금과를 눈앞에 가져와 자세히 보았다.
"탁!"
그가 오른 손을 휘두르자 한 줄기 금빛이 쏘아져 나가니, 일장 밖 나무 줄기에 그 금과가 박혀버렸다.
그가 분노하여 욕을 하더니 신형을 급히 돌려 나머지 시체를 하나 하나 수색해 나가자 길이와 크기가 똑같은 금과 세 자루가 나왔다.
그가 잠깐 살펴보고는 괴성을 지르며 한 쪽 팔을 떨치니 세 줄기 금빛이 쏘아져 나가 "팍팍팍!" 나무 줄기에 박혀버렸다.
"허허!" 그가 포권(抱拳)하며 한스럽게 말했다.
"경중(耿中) 이 늙은 필부(匹夫)가 정말 교활하구나, 가짜를 써서 속이다니!"
그가 몸을 비스듬히 하고 입술을 오무려 '휙' 소리를 내자마자 새까만 준마가 숲에서 날 듯이 달려오자 몸을 날려 말을 타고 사막으로 추적해 갔다.
그가 모래 언덕 하나를 막 넘자마자 놀라서 '아!'하고 소리친다.
"대막붕성(大漠鵬城)!"
원래 이 시각 공중에 눈처럼희고 옥 같이 아름다운 큰 성이 떠 있었던 것이다.
성 꼭대기에는 거대한 붕조(鵬鳥)가 눈에서 번개같은 푸른빛을 뿜어내며 쭉 뻗은 두 날개를 가볍게 흔들어 마치 아득히 먼 하늘로 날아갈 것처럼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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